日외교전문가, 김정은 딸 공개는 "英 왕실 싸구려 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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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교전문가, 김정은 딸 공개는 "英 왕실 싸구려 모조"
  • 신대성 기자
  • 승인 2022.12.0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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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자유아시아 방송 인터뷰서 "북, 오래전부터 왕실 자료 수집"
왕족으로 보이고 싶은 北의 해외 겨냥 선전·선동
둘째 딸 공개 배경은 "외모 뛰어난 자식 고른 결과"
사진은 기념촬영에 동행한 김정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념촬영에 동행한 김정은 위원장의 둘째 딸 김주애가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대성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둘째 딸로 알려진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나온 것을 두고 북한이 겉모습만이라도 영국과 일본 왕실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싸구려 모조(cheap imitation)'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30일(현지시간)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모습을 또다시 등장시킨 북한의 노림수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마키노 기자는 "김정은은 할아버지나 아버지와 달리 권력투쟁을 경험하지 않고 최고 지도자가 됐다. 최고지도자가 된 근본은 세습과 백두산 혈통밖에 없다"며 "특히 요즘에는 '열린 왕실'이 세계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김정은도 딸을 공개하면서 세계 왕실과 똑같은 권위나 격이 있다고 강조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북한이 과거에도 영국이나 일본 왕실을 따랐던 적이 있었느냐'는 질의에는 "20년 전에 북한이 일본과 영국 같은 왕실의 자료를 모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며 "북한은 1967년 유일사상체계, 1972년 주체사상을 각각 도입하고 최고지도자 신격화를 진행한 바 있다. 그 때 사람들이 생각했던 게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경외하는 지도자가 될 수 있는가'라는 문제였다"고 돌이켰다.

또 발사성공 축하행사에 등장한 김주애에 '존귀한 자제분'이라며 존칭한 것을 거론하며 "북한이 공식 보도에서 존칭을 쓰는 것은 최고 지도자의 가족, 즉 로열패밀리밖에 없다"며 "이것도 일본 황실에 대한 보도를 참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마키노 기자는 북한이 영국 왕실 혹은 일본 왕실을 참고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자기들의 권위에 자신이 없다는 뜻"이라며 "겉모습만이라도 영국 왕실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싸구려 모조(cheap imitation)"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이번 행동은 국내보다는 해외를 향한 선전·선동 공작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북한을 공격하지 못하더라도 심각한 인권 문제를 일으켜온 김정은 체제를 정통성이 있는 정권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북한 입장으로서는 (정권의 정통성이 무시당하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못한다. 자부심이 너무 높은 집단이라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존경받고 싶고 세계 1위와도 똑같은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고 첨언했다.

마키노 기자는 첫째와 막내가 아닌 둘째만 모습을 드러낸 것과 관련해서는 "김정은과 리설주 여사가 측근들하고 상의해서 가장 외모가 뛰어난 자식을 고른 결과라고 할 수도 있고 김주애를 먼저 공개한 것은 부모님의 큰 애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후계자설에 대해서는 "적어도 현시점에서 김주애씨가 후계자로 육성되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 김정은 위원장은 30대이고 계속 최고 지도자의 자리를 유지할 생각이 있다"며 "과거 김일성 주석의 호위사령부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호위사령부 간 관계가 나빠져서 권력투쟁이 생긴 바 있다. 이를 피해서 김정은은 김주애를 '열린 로열패밀리'를 연출하는 역할로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 부부는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석상에 등장한 김주애는 세 남매 중 둘째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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