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시즌 '新관치'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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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시즌 '新관치' 점입가경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2.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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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기업은행 등 '외풍' 시달려
"민간금융사에 인사개입 과도" 지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4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4일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권이 인사시즌을 맞은 가운데 '관치'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 등 금융사들은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에 속속 돌입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흉흉하다. '외풍'이 거세지고 있는 탓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인사가 마무리돼도 잡음이 계속 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당장 오는 연말‧연초로 예정된 주요 금융지주사의 CEO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세간의 예상대로 ‘연임 대세론’이 굳어질 경우, 그간의 우려가 기우에 그치겠지만, 실제 인사의 변화로 연결된다면 추후 관치금융 그림자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내년 3월 임기가 종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거취다. 당초, 손 회장은 역대급 실적 견인과 완전민영화 성공 그리고 주요 혁신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며 ‘연임 대세론’이 굳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라임펀드 사태 관련 손 회장에 문책 경고 상당 등의 조치를 의결하면서 뜻하지 않은 외부 변수에 맞닥뜨렸다. IBK기업은행도 윤종원 행장 임기 만료 시점이 내년 1월 2일로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후임 찾기에 나선 가운데 '낙하산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이미 하마평이 다양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과 이찬우 전 금감원수석부원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김형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출신과 뒷배가 아닌 자질과 전문성이 행장 선출 기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과 기업은행 노조는 내부 출신 선임을 촉구하며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관치' 우려는 최근 금융당국의 행보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민간 금융사의 CEO 인사에도 사실상 개입하겠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14일, 이 원장은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CEO 선임이 합리적인 경영 승계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를 향해 CEO 인사와 관련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최근엔 금융위원회가 거액 횡령이나 대규모 불완전판매 등 ‘중대 금융사고’에 대해 금융사 대표(CEO)가 총괄 책임을 지도록 법 개정을 추진키로 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관련 법에 금융사 CEO의 직접적 처벌을 가능케 하는 조항을 ‘명문화’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그간 CEO에게 책임을 묻는데 법적으로 걸림돌이었던 부분을 걷어내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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