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금리 상승 꺾였지만 단자시장 불안…PF發 신용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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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금리 상승 꺾였지만 단자시장 불안…PF發 신용대란 우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2.06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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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자금시장 바로미터 '기업어음 금리' 50일만에 진정
"자금경색 해소는 아직"..."금리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연일 치솟던 기업어음(CP) 금리가 12월 들어 진정세로 돌아섰지만 단기자금 시장 경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연일 치솟던 기업어음(CP) 금리가 12월 들어 진정세로 돌아섰지만 단기자금 시장 경색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창구인 기업어음(CP) 금리의 상승세가 12월 들어 일단 멈춰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나온 이후 국고채, 은행채, 회사채 금리가 한풀 꺾인 데 이어 연일 치솟던 CP 금리도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자금시장에 숨통이 트이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AAA급 공사채,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온기가 퍼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다만 국고채와 회사채(AA- 3년물 기준) 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신용스프레드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CP 금리 또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경계감도 여전하다. 특히 부동산PF발 충격 등 예기치 않은 외부 변수가 불어닥치면 다시 자금시장이 경색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신용등급 A1 기준 CP 91일물 금리는 연 5.54%를 기록, 지난 1일 및 2일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앞서 CP 금리는 강원도의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지난 9월 22일 이후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 상승했다. 지난달 9일 5%를 넘어서더니 또다시 보름 만에 5.5%에 도달했다. 그리고 이달 1일 5.54%를 기록한 후, 이틀 동안 더 이상 오르지 않고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들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대표적 수단인 CP 금리는 '단기자금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CP 금리 상승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등 부동산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 시장에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등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월간 기준으로 유통된 A1 등급 PF ABCP(전단채 포함)의 평균 금리는 9월 3.39%에서 11월 5.36%까지 상승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채권시장에 불안감이 팽배해 수요는 급감했는데, 자금 조달이 막힌 기업들이 단기자금시장으로 몰린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11월 중순부터 CP 금리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치솟는 CP 금리의 발걸음을 근본적으로 묶는 데는 회사채시장의 정상화가 필수 요인이지만, 신용스프레드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17일 162.3bp(1bp=0.01%포인트)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벌어졌던 신용스프레드는 이날 오전 기준 176bp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국고채와 국고채에 준하는 공사채 등이 비교적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폭이 작아 신용스프레드는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모양새다. 신용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 금리 격차로, 이 차이가 클수록 시장은 회사채 투자 위험을 높게 본다는 뜻이다. 여전히 회사채에 대한 위험이 가셨다고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역시 자금시장에 대한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김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본격적인 분위기 개선은 내년 1월 금융통화위원회 후 금리 안정과 회사채 수요예측 재개, 연기금 자금 유입 등 민간 시장 참여자들의 복귀 후인 내년 1분기부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국내외 채권시장이 통화정책 기조전환을 선반영한 만큼 향후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고려해야 하는 것은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다. 12월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자금시장 경색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부동산금융과 부동산시장이 내년 채권시장의 향배를 가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전략파트장은 "한국의 통화정책은 부동산과 궤를 같이해 왔다"며 "2023년에는 부동산이 채권시장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2009년의 재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은도 향후 CP·신용채권시장은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연말 효과 및 원활한 차환 여부, 부동산 PF 부진의 심화 여부 등에 따라 회복 흐름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향후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PF 브릿지론 등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PF 부실화 우려가 증대되면서 관련 증권사 등의 유동성 상황 및 PF-ABCP 시장 불안이 심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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