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국내 보험사와 카드사들이 자체 투자금을 활용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40%나 감소한 1조2525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2금융권에서 사내벤처들을 활용해 스타트업을 키워내며 미래 핵심 사업을 키워내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해상은 헬스케어서비스 ‘하이헬스챌린지’에 자사가 투자한 스타트업인 더라피스가 개발한 비대면 요가 지도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대해상은 디지털 기획·혁신파트 등 관련 전담부서를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디지털파트너센터를 운영하며 스타트업과 제휴를 기획하고 있다. DB손해보험도 지난 2019년부터 한국생산성본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공공기관과 함께 스타트업을 발굴·지원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도 스타트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10일 방문요양 서비스 스타트업 기업인 케어링과 간병인 매칭 서비스 스타트업인 유니메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교보생명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투자 부서를 조직했고 사내 스타트업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카드사들 역시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열을 올린다. KB국민카드는 최근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협업하는 ‘퓨처나인(FUTURE9)’ 6기에 참가할 12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130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펀드를 만들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온 KB국민카드는 그동안 퓨처나인 프로그램을 통해 총 66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신한카드도 올해 서울시와 협력해 스타트업 육성을 시작했다. 지난 7월 핀테크 혁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피노베이션 챌린지’를 열고 스텝페이(구독 결제 솔루션) 더브이씨(투자 정보 플랫폼) 빌리지 베이비(육아 콘텐츠) 핀즐(미술 라이선스 플랫폼) 위밋 플레이스(위치 정보 기술) 모니랩(청소년 금융 솔루션 기업) 에이티알(탄소 데이터 기업) 등 7개를 육성 기업으로 선정했다. 삼성카드는 삼성그룹 금융사가 참여하는 삼성벤처투자 신기술 펀드에 150억원을 투자해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공유 오피스 ‘스튜디오 블랙’ 등 여러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해왔다. 지난 6월에는 스타트업 멋쟁이사자처럼과 대체 불가능 토큰(NFT)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인트벤처(JV)인 ‘모던라이언’을 설립했다. 이밖에 롯데카드는 롯데그룹에서 설립한 롯데엑셀러레이터를 통해 혁신 스타트업에 약 20억원을 투자했다. BC카드는 지난해 3월 인공지능(AI) 기반 일임 투자 플랫폼 스타트업인 핀트에 99억원을 투자한 뒤, 올해 7월 핀트와 해외 겸용 ‘선불형 체크카드’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내벤처를 설립하거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