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회장에 진옥동 행장 만장일치 '깜짝등용'
조 회장 "세대교체, 신한의 미래 위해 물러나"
위기 속 진옥동 리더십 주목...'리딩뱅크' 예고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3연임이 유력시됐으나 조 회장이 '용퇴'를 결정하면서 진옥동 행장이 낙점됐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소재 본사에서 회의를 열고 진옥동 후보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난 11월 초부터 수차례 회의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해 왔다. 지난달 29일에는 차기 회장 후보로 조용병 회장을 비롯해 진옥동 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을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압축된 후보들의 경영성과와 역량, 자격요건 적합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외부 전문기관 평편조회 결과를 리뷰한 후 후보자 대상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진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테 속에서도 탁월한 경영 성과를 거두고 불확실한 미래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연임이 유력해 보였던 조용병 현 회장을 비롯해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의 3파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진 내정자는 내년 디지털 일류그룹으로써 리딩뱅크에 쐐기를 박고, 향후 100년을 위한 지속가능경영의 기틀을 마련할 전망이다.
신한금융 회추위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시간 넘게 후보자 대상 심층 면접을 실시했다. 당초 면접 시간은 3시간 예정이었으나, 후보자들의 프레젠테이션 발표와 질의응답이 길어지며 3시간을 훌쩍 넘겼다. 심층면접과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표결은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진 행장이 만장일치로 임기 3년의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됐다.
연임에 시동을 걸었던 조용병 회장은 용퇴를 전격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융당국의 주요 금융지주 재연임을 견제하는 외풍 논란 속에서 세대교체와 조직의 미래를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조 회장의 재연임을 무난하게 점쳐왔다.
진 행장이 차기 회장에 내정된 데에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탁월한 경영 성과와 사법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진 행장은 2019년 신한은행장을 맡아 한 차례 연임했다. 올해 3분기 신한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KB금융으로부터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특히 일본통으로 평가받는 진 행장의 이력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진 행장은 일본 오사카지점 차장과 지점장을 거쳐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 사장을 역임하며 재일교포 대주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재일교포 주주의 지배력이 높아 최근 금융권 외풍(外風) 논란속에서도 조용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은 "회추위는 진옥동 행장이 도덕성, 신한가치 구현, 업무 전문성, 조직관리 역량 평가와 미래 불확실성 경영 능력에 대해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의견을 모았다"며 "진 행장의 여러가지 경력과 능력을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 수장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진 내정자가 그려갈 신한금융의 청사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진 후보자는 그간 강조해왔던 고객 중심 경영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진 행장은 이날 오전 회추위 면접 전 취재진들과의 만남에서 "저의 강점은 은행장 4년 동안 계속해서 추진해 왔던 고객 중심 경영으로 회추위에서 이같은 부분을 어필할 것"이라며 "앞으로 신한금융이 100년 기업으로 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와 더불어 지속가능경영에 대해 중점적으로 밝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종 후보로 추천된 진 행장은 내년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공식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