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연말 카드사 마케팅이 예년같지 않다.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시장이 급격히 경색되자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카드업계가 허리띠를 잔뜩 졸라매는 분위기다. 다만 3년 만에 완전히 개장한 스키장이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는 지난달부터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무이자 할부 혜택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구매 시 제공했던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3개월로 축소했다.
카드사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들어서까지 블랙프라이데이와 광군제, 크리스마스 등 연말까지 소비 특수가 이어짐에도 오히려 마케팅 규모를 예년보다 크게 줄였다. 최근 월드컵뿐만 아니라 2023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이벤트도 종적을 감췄다. 매년 카드사들은 매년 수능을 전후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자동차학원·문화공연·미용·외식·여행 할인 및 경품추첨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이는 강원도 레고랜드 부도 사태 등으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생긴 카드사들이 비용감축에 나선 영향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으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급등하면서 업계가 돈을 끌어오는 비용이 크게 불어났다.
반면 겨울철 하이라이트 이벤트인 스키장 마케팅에는 참여하는 카드사가 늘고 있다. 카드사들은 코로나 사태 기간 중 겨울철 마케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하나카드는 전국 7개 스키장에서 내년 3월 폐장일까지 자사 카드를 이용하는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리프트와 장비렌털 할인과 함께 스키 강습, 눈썰매, 수영장, 사우나 등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는 여러 편의시설을 10%~50% 할인된 금액으로 제공한다.
KB국민카드도 겨울 스키 시즌을 맞아 전국 7개 스키장 리프트권과 장비 렌털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KB국민카드 스노우 페스티벌(Snow Festival)’을 진행한다. 내년 3월 스키장 폐장일까지 KB국민카드로 결제하면 비발디파크 30%, 무주 덕유산 리조트 25~50%,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 30~50%, 오크밸리 25~60%, 용평 리조트 25~40%, 웰리힐리파크 30~50%, 하이원 리조트 25~30%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