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 '애플페이'가 내년 초께 대형 유통 카드가맹점을 중심으로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11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이날 애플페이의 약관 심사를 완료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약관상 문제가 없어 수리를 완료했다"며 "다만 약관 외 추가로 검토할 사항이 있어 당장 서비스 출시가 가능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근접무선통신(NFC) 호환 신용카드 단말기의 보급 관련 이슈를 추가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290만 개 가운데 애플페이와 호환되는 NFC 단말기를 보유한 곳은 현재 10% 수준이다. 업계에선 애플페이 서비스가 국내에서 본격화할 경우 호환 단말기 보급을 둘러싸고 비용 부담 이슈가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애플페이와 관련해 약관 외 추가 사항 검토에 나선 만큼 연내 서비스 출시가 불투명진 상황이다. 다만, 내년 초에는 정식 서비스가 이뤄질 것으로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현대카드는 미국 애플사와 일정 기간 애플페이의 국내 배타적 사용권을 갖는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를 준비해왔다.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카드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우선 카드사들은 애플페이가 당장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아이폰 사용자 중 현대카드 이용자만 쓸 수 있는 데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애플페이를 국내에서 이용하려면 NFC 결제 단말기를 가맹점에 새로 깔아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약 290만 가맹점 중 NFC 기능을 지원하는 결제 단말기가 보급된 곳은 전체의 10%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카드업계는 서비스 출시 초기 애플페이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의 이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이 약 34%에 달하는 만큼 애플페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