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애플페이發 전열 재정비…간편결제 경쟁력 제고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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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애플페이發 전열 재정비…간편결제 경쟁력 제고 진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2.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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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상륙 초읽기…빅테크 vs 카드사 '진검승부' 
카드업계 '오픈페이'로 승부수...플랫폼 통합도 박차
애플페이 국내 상륙이 임박하면서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신한카드 터치결제M 서비스. 사진=신한카드
애플페이 국내 상륙이 임박하면서 카드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신한카드 터치결제M 서비스. 사진=신한카드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임박하면서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 충성 고객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애플페이를 사용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터치해 결제하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에선 현재 독주 중인 삼성페이와의 맞대결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빅테크 공룡들이 간편결제 시장 잠식에 나서면서 국내 카드사들은 공동 간편결제 플랫폼을 구축해 ‘연합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현대카드와의 독점 제휴를 통해 내년 초께 국내 가맹점을 통해 상용화 될 전망이다. 현대카드가 1년간 국내 배타적 사용권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엔 금융당국이 애플페이와 관련한 약관 심사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페이는 2014년 출시 이후 현재 세계 70여 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아이폰 점유율이 50%를 웃도는 미국에서는 올해 4700만 명이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애플페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43.5%에 이른다. 애플페이의 등장으로 간편결제 시장에 대대적 변화가 예고되면서 카드사들은 연내 선보일 ‘오픈페이’를 무기로 삼았다. 

오픈페이는 특정 카드사의 간편결제 앱에 다른 회사의 카드를 등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예컨대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 앱에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 다른 회사의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당초 오픈페이는 올해 11월 중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카드사 간 의견조율이 길어지면서 출시 일정도 미뤄졌다. 빠르면 이달 중순 일부 카드사들의 오픈페이가 시작될 예정이며 나머지 카드사들의 오픈페이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불참 의사를 밝힌 점이 아쉬운 대목이지만 신한, 국민 등 은행계 카드사들을 주축으로 6∼7개 카드사가 연내 출시를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픈페이는 애플페이에 비해 인지도는 낮지만 실제 사용하겠다는 소비자는 많은 편이다. ‘틸리언 프로’ 설문 조사에서 오픈페이에 대해 들어봤다는 응답자는 27.9%에 불과했지만 “오픈페이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42.5%로 많았다. 특히 오픈페이는 여러 종류의 다른 카드를 하나의 앱에 등록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카드를 3개 이상 사용하는 응답자에서 사용하겠다는 사람(50.4%)이 훨씬 많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우여곡절을 거쳐 카드사들의 오픈페이가 출범하더라도 험난한 경쟁이 될 거라고 우려한다. 이미 기존 시장을 핀테크 기업이 절반 이상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기기 등 통한 결제에서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45.1%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핀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2020년 60.8% △2021년 상반기 63.0% △2021년 하반기 65.0% △2022년 상반기 66.0%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카드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핀테크 기업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 중 카드사 이외의 ICT업체 등을 지칭한다.
 
여기에 전통의 강자 삼성페이가 3년 만에 광고를 재개하는 등 마케팅 강화까지 나섰다. 삼성전자는 11월29일 직방과 협력해 초광대역(UWB·Ultra-Wideband) 기반 디지털 홈키를 삼성페이에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소지만 하면 비밀번호 입력 등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비접촉으로 편리하게 출입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오픈페이를 준비하는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삼성·애플페이와 전면전을 생각하기 보다는 소비자와의 접점 등 플랫폼 활성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픈페이를 통해 기존 페이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겠다는 욕심보다 소비자 편의성 및 이용도를 높여서 금융 플랫폼을 활성화 하겠다는 차원으로 생각하자는 분위기도 있다"라며 "오픈페이는 카드사들이 다 같이 협력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장기적인 경쟁 구도에선 새로운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요 카드사들은 '오픈페이' 구축과는 별개로 흩어져 있던 앱을 통합하는 등 플랫폼 정비에도 분주하다. 여러 가지 앱을 하나로 모아 고객 불편 해소 및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카드의 경우 최근 ‘KB국민카드 모바일 홈’ 앱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를 KB페이로 통합하는 작업을 마쳤다. 신한카드도 ‘신한pLay(신한플레이)’ 앱으로 서비스 통합 작업을 완료했으며 하나카드와 우리카드 역시 서비스 통합 작업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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