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책임자 처벌 국정조사 합의는 왜 했나"
野 "직무 유기 정점에 이 장관…책임 회피·변명 일관"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이 해임건의안 처리 시 '국정조사 보이콧'을 가능성을 언급해온 만큼 향후 국정조사 참여를 놓고 여야의 강대강 충돌이 예상된다.
국회는 이날 오전 본회의를 열어 재석 183명, 찬성 182표, 무효 1표로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지난 10월29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43일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 직전 집단 퇴장했다.
해임안 표결에 앞서 여야 의원 간 고성이 난무하며 본회의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인 송언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국정조사 합의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책임자부터 먼저 처벌하라고 해임건의안을 냈다"며 "도대체 국정조사 합의는 왜 했느냐"고 따졌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해선 "국정조사가 정쟁으로 끝나지 않도록 해임건의안 상정과 표결을 막아달라"고 호소했지만, 해임안 통과를 막지 못했다. 송 의원이 발언을 할 동안 민주당 의원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인 진성준 의원은 해임건의안 제안 설명에서 "이 장관은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중경상을 입은 압사 참사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재난 및 안전관리의 총책임자이자 경찰과 소방의 지휘 감독권자임에도 참사 당일 즉각적인 상황 인지와 긴급 구조 신고 등에 따른 구조 및 수습에 실패했다"고 했다.
진 의원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이 장관에 대한 파면 등 직무 배제로 경찰의 독립적 수사를 보장하고 장관의 권한을 악용한 수사 방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거대한 직무 유기의 정점에는 책임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 장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대통령실은 이번에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행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명분도 없고 실효적이지도 않다"며 "대통령이 받아들일 리가 없다. 즉각 거부권을 행사하실 것으로 요청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탄핵소추안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 통과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 장관 해임안을 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킬 경우 국정조사 불참 입장을 분명히한 바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에 참여 불참 여부는 최종적으로 의원총회에서 의결을 듣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