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비트코인 시세에 대한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당 500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실리콘밸리 벤처투자가 팀 드레이퍼는 같은 기간 코인당 25만 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12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SC는 지난 5일(현지시간) ‘2023년 금융시장에서 깜짝 놀랄 일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비트코인 시세가 500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 예상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코인당 1만7000달러)을 고려하면 내년까지 70% 추가 폭락할 것이라는 경고다.
에릭 로버트슨 SC 글로벌 리서치국장은 “기술주와 함께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급락할 것”이라며 “점점 더 많은 가상화폐 회사와 거래소들의 유동성이 부족해져 추가 파산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다소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내년에 발생할 확률은 제로(0)가 아니다”며 “시장의 컨센서스나 우리의 기본적인 견해 이상으로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의 투자자 마크 모비우스 역시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보다 40% 넘게 급락한 1만 달러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은 올해만 60% 이상 하락했다.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공동 설립자 모비우스가 예상했던 ‘2만 달러대 하락’ 전망도 뛰어넘은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으로 불안전 자산 인기가 시들해졌고, 거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등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 팀 드레이퍼는 내년 비트코인 가격이 25만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드레이퍼는 당초 목표 잡았던 25만 달러를 6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드레이퍼는 테슬라와 스카이프, 바이두 등 거대 기술 기업 투자에 성공해 유명세를 탔다.
드레이퍼의 예상대로면 비트코인은 약 1400% 올라야한다. 드레이퍼는 여성 투자자의 참여 확대로 내년 비트코인이 반등할 것으로 봤다.
드레이퍼는 “여성은 소매 지출의 80%를 장악하고 있지만, 여성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7개 중 1개에 불과하다”며 “소매업체들은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사용할 때마다 비용의 2%를 절약할 수 있다. 수익을 배로 늘릴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비트코인은 어디에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