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부자 27만8535명…전년比 42.07%↑
은행, 영PB 배치‧아트뱅킹 등 맞춤 서비스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영리치가 늘어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영리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13일 국세통계포털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한 49세 이하 영리치는 27만8535명으로 전년 19만6052명 대비 42.07%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는 공시가격 합계액이 11억원(1세대 1주택자 기준)을 초과하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야 납부하는 세금이다.
영리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한국 신흥부자(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 30~49세) 수는 7만8000명으로 부자의 약 18.4% 수준이다.
영리치는 올드리치와는 다른 투자 성향을 보이고 있다. 영리치들은 전통적인 가업승계보다 신기술 관련 벤처투자, 클럽딜 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2 Korean Wealth Report’에 따르면 영리치의 21%가 가상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또한 영리치의 47%는 예술작품이나 음원,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처에도 투자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영리치 고객의 특성에 맞춰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영PB’라는 과장급 PB 5명을 선발해 영리치 고객의 비중이 높은 PWM센터에 배치했다. 영PB들은 심화된 자산관리능력과 역량을 쌓고 PIB센터, SFC센터 등 현장 경험과 본부부서 OJT 등을 마친 후 내년 상반기 배치될 예정이다. 영PB들은 가상화폐 등 젊은 세대 맞춤형 서비스를 교육받고 있다. WM컨설팅센터 내부에서 30명으로 이뤄진 자산관리솔루션팀이 이들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또한 SFC센터 VVIP전문 컨시어지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골프, 레스토랑 등 예약부터 투자세미나 참여, 공익활동 자문 등 고객별로 맞춤형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뉴리치 시장 대응을 위해 뉴리치 특화센터 신설, 초고자산가를 위한 서비스 고도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금융과 비금융 분야의 차별화된 솔루션 제공을 통해 뉴리치 시장을 선점하고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하나증권과의 협업 채널 클럽원(CLUB1)으로 비상장회사 주식투자, IPO 등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영리치들의 적극적인 해외 부동산 투자 수요에 부응하고자 부동산 투자자문센터를 통한 해외부동산 투자자문은 물론 외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미국, 일본 등지의 부동산 매입과 매각을 주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또한 아트뱅크로의 도약에도 힘을 쏟고 있다.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아트클럽’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전시, 소개하고 교육하는 것 외에도 투자 대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프라이빗 아트뱅킹’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미술품 담보대출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아울러 을지로에 있는 수장고 ‘하트원’을 통해 고객이 소유한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다.
기업은행에서도 영리치를 위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업은행 특성상 벤처,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 고객이 많은데 벤처가 고객의 연령층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미술품에 관심이 많은 영리치 고객을 위해 아트테크 세미나와 미술품경매장 투어, 럭셔리 Live 유럽 랜선투어를 실시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도 고객중심의 자산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자산관리 핵심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