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금융당국이 독일 헤리티지펀드 전액 반환을 결정하면서 주요 판매사들이 전액 배상 수용 결정 기한도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업계는 판매액이 가장 많은 신한투자증권의 배상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독일 헤리티지펀드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 조정안이 각 판매사에 통보됐다. 금감원은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이유로 판매사들에게 투자자들의 투자금 전액을 배상하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독일 헤리티지펀드를 3900억원어치 판매한 신한투자증권을 필두로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은 오는 19일까지 금융당국의 분쟁조정안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한다.
다만 판매사들이 19일까지 수용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다음 이사회 날짜까지 기한을 연장할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히 다른 판매사들과는 다르게 판매 규모가 가장 큰 신한투자증권은 독일헤리티지펀드의 계약취소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금감원에 전달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라임펀드의 사례를 봐도 주요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우리은행·하나은행 등이 라임펀드 피해 배상 조정안 수용 여부를 결론짓지 못하고 다음 이사회 일정까지 기한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판매사들이 조정안을 수용하게 된다면 배상 금액은 회계처리상 올해 4분기 혹은 내년 1분기에 손실로 계산된다. 판매액이 가장 많은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미리 충당부채로 쌓은 2200억원을 제외하면 1500억원 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하기 때문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860억원으로 전년 동기(5397억원) 대비 53%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5703억원으로 전년 동기(3674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순이익으로 반영된 3218억원의 사옥매각이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3분기 누적 순이익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2.4% 감소한 2485억원 수준이다.
한편 헤리티지펀드 피해자들은 판매사들이 당국의 결정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8일 오전 금융정의연대와 독일 헤리티지 피해자연대는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원금 전액 배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연대 관계자는 “19일까지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연장 신청을 하면 2주의 시간이 생기지만 시간을 끌수록 신뢰도만 하락한다”며 “신한투자증권이 분쟁조정 결과를 신속하게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둔 신한금융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