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에서 USD코인 인출 8시간 중단… 하루 만에 30억달러 유출
창펑 자오 최고경영자 “루나, FTX와 달라… 상황 안정화 되고 있어”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1위인 바이낸스가 최근 USD코인(USDC)의 인출을 일시 중단하자 하루만에 3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가상자산 업계에 공포감을 불러오고 있다. 이에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1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13일(현지시간) USDC의 인출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고 8시간 가량 바이낸스에서 USDC 출금이 중단됐다. 이후 FTX사태 등으로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은 하루만에 3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인출하는 등 바이낸스에 있던 자금을 타 거래소로 옮겼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디파이라마는 현지시간으로 13일에만 바이낸스에서 11억4000만달러(약 1조4800억원)가 빠져나갔으며 지난 14일 오후 1시 기준으로는 24시간 동안 약 38억달러(4조9115억원)가 유출됐다고 전했다. 바이낸스가 보유한 총자산(약604억달러)의 6%가 빠진 셈이다. 이 중 스테이블코인 유출량이 약 80%를 차지했다.
USDC는 1코인당 1달러의 가치를 지닌 스테이블 코인으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가치 등에 고정돼 설계됐다. 주로 투자자들이 서로 다른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 주로 사용된다. 즉 스테이블코인의 유출량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은 자금을 바이낸스에서 다른 거래소로 옮기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자오 창펑 바이낸스 CEO는 상황이 안정화 됐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투자자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자오 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거래소 상황이 안정화됐다”며 “13일 하루동안의 예금 인출 규모는 지금까지 처리한 상위 5위권에도 들지 않고 우리는 루나 또는 FTX보다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규제 당국의 바이낸스 수사와 바이낸스 재무 보고서 부실 논란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검찰은 2018년부터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에 대해 무면허 송금, 자금 세탁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를 검토 중이다.
다만 수사를 진행 중인 기관들이 협의 입증을 두고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기소가 늦어지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6명 가량의 연방 검사는 이미 수집된 증거만으로도 경영진에 대한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검사들은 증거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바이낸스는 준비금 증명 보고서(proof of reserve report)를 공개했음에도 여전히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낸스의 보고서를 두고 신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해외 회계법인 마자스가 바이낸스의 요청에 따라 작성했으며 5페이지 분량 뿐인 보고서로 감사보고서가 아니라고 전했다. 또 보고서 상 바이낸스의 자산은 58만2486 BTC(비트코인)으로 부채(59만7692 BTC)보다 3% 가량 적다는 점도 논란을 불렀다. 이 수치대로라면 고객 자산 대비 준비금이 1대 1로 충족되지 않는다.
바이낸스는 2017년 6월에 출시된 가상자산 거래소다. 2022년 8월 기준 바이낸스 거래소의 일일 거래 규모는 760억 달러로 거래량 기준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9000만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