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社 올해 3분기 평균 BIS 14.30%…전년比 1.15%p↓
조달비용 상승에 NIM 감소…부동산·가계부채 모두 ‘취약’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저축은행으로 23조원 넘는 자금이 유입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가운데 시중은행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예·적금 금리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결과다. 반면 조달비용도 같이 늘어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해 건전성은 더 악화했다. 특히 저축은행이 부동산 금융과 가계부채 모두에서 취약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건전성 우려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전체 수신금액은 지난 10월 말 기준 120조9909억원으로 전년동기(약 97조4187억원) 대비 23조5722억원 늘었다. 반면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악화했다. 서울에서 영업하는 23개 저축은행 중 17개사가 작년보다 BIS비율이 떨어졌다. 23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평균 BIS 비율은 14.30%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45% 대비 1.15%포인트(p) 낮아졌다.
BIS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위험자산(대출·지급보증·투자금 등)으로 나눈 값으로 비율이 하락할수록 재무 건전성이 부실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이 정한 부실 금융사의 BIS비율 기준선은 8%다.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데도 건전성이 악화한 배경은 운용환경이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저축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연 5.22%)과 대출 금리(연 11.31%) 차이는 6.09%p로 집계됐다. 9월과 비교해 한달 사이 예대금리차가 1.18%p 좁혀졌다. 저축은행은 수신을 유치해 대출로 운용해야 하는데,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제한해 있어 예금이자 만큼 대출이자를 올리지 못한다.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 부실화 가능성도 위협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부동산금융과 사업 모기지론, 가계신용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경우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지난 9월 기준 26.2%까지 상승하며 위험 익스포저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가 추세가 뚜렷하다.
다중채무자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가계 신용은 영업자산의 35% 수준으로 비중이 높고 절반 정도가 신용도 하위 20%인 저신용자 대출이다. 다중채무자는 물가와 금리 상승에 매우 취약하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부동산금융, 사업자모기지론, 가계신용대출 등 연체가 최대 위험 요인”이라며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부실 대출 위험이 다른 금융사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