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만 보이는 증시… 美 월가도 韓 증권가도 비관론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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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만 보이는 증시… 美 월가도 韓 증권가도 비관론 일색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2.12.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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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매파 본색'에 증시 뒷걸음..."산타랠리 물건너가"
美 최종금리 5%대로...긴축 발목에 내년도 반등 불투명
코스피가 약보합세로 장을 마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약보합세로 장을 마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글로벌 증시가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예상치를 밑돈 1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인해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이었지만 사실상 연말 증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증시도 경기침체 우려로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이 거의 실종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코스피는 0.95포인트(0.04%) 내린 2360.02에 장을 마쳤다. 같은 시각 코스닥은 5.27포인트(0.73%) 내린 717.41에 마감했다. 통상 연말엔 다음해를 앞두고 외국인, 기관 등이 자금재편에 나서며 시가총액 대형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거세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도주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강도 높은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침체 불확실성 등으로 산타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앞서 연준은 지난 13~14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3.75~4.0%%에서 4.25~4.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4차례 연속 이어진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줄인 것이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내년 연말 최종금리는 4%대에서 5%대로 되레 높아졌다.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는 대신 최종 금리 수준을 더 높게 제시한 게 악재로 작용한 상황이다. 실제 FOMC 위원들이 제시한 금리 전망치를 나타내는 점도표를 통해 Fed는 내년 최종 금리 수준을 5.0~5.25%(중간값 예상치 5.1%)로 높였다.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은 미 최종 기준금리가 5% 이내로 마감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Fed는 내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도 0.5%로, 지난 9월 전망치(1.2%)보다 0.7%포인트 낮췄다. FOMC 이후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평가받으면서 시장은 연준이 금리 긴축을 이어갈 것으로 평가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FOMC 결과가 ‘얼마나 매파적(통화 긴축)인지’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기준금리를 ‘더 오래 더 높이’ 올리겠다는 기조는 확인했지만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내년 2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경기 연착륙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FOMC 개최 이전 증시가 기대했던 본격적인 산타랠리는 실현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월가에서도 이미 산타랠리는 딴 세상 얘기처럼 치부되고 있는 분위기다. 다이앤 스웡크 KPMG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것은 시장이 연준을 믿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시장이 믿고 싶어하는 것과 파월 의장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에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채권시장 역시 연준을 불신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내내 하락세를 보였다. 4.155%까지 떨어지면서 4.1%선마저 무너질 조짐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1.0~1.25%포인트로 크게 벌어지면서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쓸려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약세장 진입을 예단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상 터널의 끝이 보일수록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강(强)달러가 약해지는 국면에선 미국보다 다른 국가 증시가,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더 성과가 좋은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연말까지 코스피가 산타랠리 대신 '박스피'(박스권에 머무르는 코스피)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침체 불안이 커진 것은 물론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의 추가적인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더이상 통화정책 완화, 금리 인하 기대를 키워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주식시장의 하락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긴축과 경기 약화 중 하나라도 방향성이 바뀌어야 증시의 방향성과 추세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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