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은행권이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중단했던 은행채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19일 금융당국은 ‘제3차 금융권 자금흐름 점검·소통 회의’를 열고 연말·연초 은행권 자금조달 및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은행채 발행재개 계획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은행권은 당분간은 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는 수준에서 금융당국과 지속 소통하면서 점진적으로 은행채 발행을 재개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은행권 참석자들은 은행채 발행 재개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존 발행한 은행채들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고, 예수금 이탈과 기업대출 확대 등으로 자금 수요도 늘고 있어 적어도 만기 상환 목적의 차환 발행을 점진적으로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요청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최근 채권시장 투자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은행채 차환 발행 물량이 무리 없이 시장에서 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대내외 통화 긴축의 속도 조절 기대,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금융권의 시장안정 노력 등에 힘입어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점도 재개 여부 판단에 고려됐다. 이날 회의 결과에 따라 은행권은 우선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의 차환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내년 1월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의 상환과 관련해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발행 시기와 규모를 분산·조정하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날 곧바로 은행채 공모발행에 착수했다. 발행 규모는 신한은행이 2500억원, 우리은행이 2800억원으로, 모두 20일 만기 도래 물량에 대한 차환 목적이다. 5대 시중은행의 은행채 발행 실적은 지난 10월 21일 국민은행이 1400억원을 발행한 이후 두 달 만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날 이후 연말까지 시중은행 은행채 만기도래액 규모가 2조3000억원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민평금리(민간채권평가사 평균 평가금리) 대비 낮은 금리로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은행채를 발행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10월 하순부터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해왔다. 은행채 발행으로 은행권이 시중의 돈을 흡수하면서 2금융권의 자금난을 가중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였다. 금융당국은 “연말 및 내년 초까지 은행채 발행에 따른 채권시장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은행채가 탄력적으로 발행될 수 있도록 은행권과 소통하며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