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21~31일까지 고신용자 신용대출 신규 중단
3분기 기준 카뱅 23.2%, 케뱅 24.7%, 토뱅 39%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연말을 열흘 가량 앞두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당국과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목표치를 크게 미달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목표치에 임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내일인 21일부터 31일까지 중신용대출, 중신용플러스대출, 햇살론15를 제외한 신용대출 상품의 신규 신청을 중단한다. 신용대출 상품인 비상금대출과 마이너스 통장대출은 취급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고신용 대출 잔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득이 한시적으로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저신용자란 신용평점 하위 50%인 대출자로, 코리아크레딧뷰(KCB) 기준 신용점수가 850점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3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크게 늘어 연말 목표치 달성을 목전에 뒀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각 인터넷전문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는 23.2%, 케이뱅크는 24.7%, 토스뱅크는 39%로 집계됐다.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5%, 토스뱅크는 42%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목표치를 미달했던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해에는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목표치로 카카오뱅크는 20.8%, 케이뱅크는 21.5%, 토스뱅크는 34.9%를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각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카카오뱅크 17%, 케이뱅크 16.6%, 토스뱅크 23.9%를 기록하면서 모두 목표치를 하회했다.
3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중·저신용 대출자 비중은 카카오뱅크 6.2%포인트(p), 케이뱅크 8.1%p, 토스뱅크 18.1%p 증가했다. 카카오뱅크가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무보증 신용대출 규모는 2조1147억원으로, 작년 한 해 동안 공급한 1조7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현재 기준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4%를 넘었다. 케이뱅크는 3분기까지 중저신용 대출을 1조6000억원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공급한 대출액(7510억원)보다 2배가 넘는 규모다. 토스뱅크의 지난달 19일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40.1%를 기록했다.
올 들어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이유로 신용평가모형(CSS)을 꼽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했다. 토스뱅크도 자체 개발 신용평가시스템 ‘TSS’를 도입해 신용평가가 어렵거나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 고객을 포용했다. 케이뱅크도 지난 2월부터 특화 CSS를 구축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에 은행업 인가를 내줄 때 도입 취지에 맞게 포용금융에 기여해야 한다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활성화할 것을 주문했다. 당국은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미이행하면 신사업 인허가 등에 고려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대출 확대 움직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말까지 세운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