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숙원이던 기관투자 허용과 투자금 제한 등 규제가 내년부터 완화한다. 그간 법률 충돌로 인해 금융회사의 P2P 상품 투자가 사실상 막혀 있었다. 이 때문에 P2P들은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P2P 성장을 가로막던 주요 규제가 풀리면서 현재 부진한 영업 실적을 개선하는 데도 역할을 독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열린 ‘제5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P2P 주요 규제 총 4가지의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내년 1분기부터 각 온투업체의 차입자 개인식별정보를 투자하는 금융기관에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그간 온투업체에 대한 기관투자는 온투법상으로는 가능했으나 저축은행법 등 타 업권법과 충돌해 기관투자 유치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구체적인 개인식별 제공 방식은 관계 기관과 협의해 내년 1분기 중 마련될 예정이다.
개인투자자 연계 투자 규모도 확대된다. 현재 일반 개인투자자의 온투업 투자한도는 총 3000만 원으로 제한돼 있다. 투자 규모 확대는 내년 상반기 중 진행된다. 온투업계는 온투법 시행령이 정한 5000만 원으로 한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는 카카오페이, 토스 등 외부 플랫폼을 통한 광고도 허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 당국은 외부 플랫폼을 통한 광고가 법상 투자자 모집 업무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유권해석을 함으로써 광고를 허용할 계획이다. 플랫폼의 P2P상품 비교 및 추천 서비스도 샌드박스를 통해 내년 1분기 중 추진된다. 이밖에 온투업체들이 중앙기록관리기관인 금융결제원에 납부하는 수수료도 내년 상반기 중 인하된다.
P2P 규제가 대폭 완화하는 배경은 규제로 인해 업계 성장이 정체되고, 이에 따라 적자를 허덕이는 업체도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국내 온투업 등록업체 51개사의 지난 11월 기준 대출 잔액은 1조3808억원으로 전달보다 1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며 총 300억원 줄었다. 이들 중 작년에 흑자를 거둔 곳은 6곳 뿐으로, 흑자규모가 4000만원에서 5억원 수준에 그친다.
경영환경이 악화하면서 문을 닫은 업체도 있다. 11월 대출 취급액 기준 업계 7위인 그래프펀딩은 지난 8일 문을 닫았다. 코스닥 상장사 비트나인이 올해 9월 인수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뚫어보려 했지만, 결국 영업 악화로 3개월만에 폐업했다. 온투업 1위 업체인 피플펀드도 지난 10월 10~12%의 인원을 감축하고, 신용대출을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시사에 업계도 기대감에 들떠 있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 투자 유치로 인해 상품 포트폴리오가 다변화하고, 투자 한도 상향으로 인해 투자자들을 유인할 요인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