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두 달 전까지만해도 1400원대를 넘나들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1300원 아래로 내려간 환율은 최근들어 1200원대에서 안착을 시도 중이다.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 축소 발표와 엔화 반등에 따른 반사적 이익도 영향을 주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9원 내린 1285.7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6월 28일(1283.4원) 후 약 6개월 만의 최저치다.
일본은행(BOJ)의 '깜짝' 금융완화 정책 수정으로 인한 엔화 강세 및 달러 약세 여파가 이날도 이어졌다.
전날 일본은행은 금융정책 결정 회의를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 목표치의 허용 범위를 기존 ±0.25%에서 ±0.5% 범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고강도 통화 긴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초저금리 기조를 고집해왔으나, 이 기조를 일부 변경한 것이다.
달러당 137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일본은행 발표 직후 133엔대로 치솟았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4.7대에서 103.9대까지 내리기도 했다. 전날 원·달러 환율도 이에 영향을 받아 13.3원 급락하며 1289.6원에 마감한 바 있다.
이날도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6원 낮은 1286.0원에 개장한 뒤 1280원대에서 약보합권 흐름을 이어갔다. 전날 이뤄진 엔화 초강세에 대한 되돌림이 나타나며 원·달러 환율도 잠깐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전날 달러당 130.5엔대까지 치솟았던 엔화 가치는 이날 132엔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수급적인 요인에 더 영향을 받으며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연말을 맞아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도 반짝 살아난 것도 하락세를 지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말 네고 막판 소화하는게 좀 몰려서 전반적으로 달러 매도가 많고 무겁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