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메리츠증권이 올해 증권가 순이익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비 0.02% 증가한 775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업계 순이익 2위인 미래에셋증권(7125억원)보다 625억원 많다.
영업이익 전망치로 보면 메리츠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각각 9470억원, 979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이 근소한 격차로 앞선다. 그러나 자기자본 규모를 고려했을 때 메리츠증권의 실적은 미래에셋증권에 비해 결코 뒤지는 수준이 아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자기자본규모는 9조380억원, 연결 기준 자기자본은 10조9900억원에 달한다. 반면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은 5조8402억원으로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메리츠증권이 자본대비 수익성이 훨씬 좋은 셈이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메리츠증권이 6538억원, 미래에셋증권이 5651억원을 기록하며 메리츠증권이 1000억원 가까이 앞섰다. 이대로라면 메리츠증권의 업계 순이익 1위 달성도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업계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3위는 신한투자증권(5703억원), 삼성증권(5181억원), 키움증권(4984억원), 한국투자증권(4392억원) 순이다.
메리츠증권의 성과는 올해 증권업계 업황이 부진했다는 점에 비춰 더 돋보인다. 증권사들은 증시 부진으로 인해 상반기에는 리테일(브로커리지)과 WM(자산관리) 부문이 실적이 안 좋았다. 2분기부터 증시하락과 금리 상승 여파에 트레이딩 부문이 대규모 손실을 내기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며 IB부문 수수료수익마저 급감했다.
메리츠증권은 레고랜드 사태 발 부동산PF 대란에도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았다. 메리츠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브릿지론·본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88%로 가장 큰 증권사다. 그러나 메리츠증권은 부동산PF 대부분을 선순위로 구성하며 부동산 가치 하락세에서 살아남았다.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에서 선순위·단일순위 비중이 80% 이상으로 높다. 또 채권 규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운용수익을 방어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올해 가장 우량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PF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시장에서 메리츠가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어 손실이 발생하는 금액은 훨씬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