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글로벌 긴축과 경기침체 공포로 인해 안전자산인 금(金)에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온스당 2000달러가 되지 않는 국제 금 가격이 올해 40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봤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선물 ETF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KODEX 골드선물’ ETF는 최근 3개월간 9.05% 올랐고 ‘TIGER 골드선물’ ETF도 같은 기간 9.04% 상승했다. 이들 ETF는 S&P(스탠다드앤푸어스) GSCI Gold 지수를 추종한다. 금 선물 가격의 두 배 수익률을 내는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 ETF는 16.23% 올랐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 가격 상승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낸 투자보고서에서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라는 측면으로 보면 장기적으로 금이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금은 긴축적 금융환경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가 인플레이션과 달러하락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반면 비트코인은 위험에 올라타는 고성장 기술업체 주식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하방으로 기울었고 큰 규모의 플레이어들 다수가 파산을 신청하며 체계가 흔들린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위믹스 상장폐지 등의 사고가 잇따랐다. 암호화폐 대출회사 셀시우스 네트워크, 대출·중개 업체 보이저 디지털, 가상통화 헤지펀드 스리애로캐피털 등도 루나와 테라 사태를 직면하며 파산을 신청했다.
금과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도 큰 차이를 보인다. 금값은 지난해 말부터 반등에 성공했다. 금은 지난해 11월 3일 온스당 1621.56달러까지 떨어져 2020년 4월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반등해 현재 온스당 1800달러 선에서 머무르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60% 이상 급락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만600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초 4만6000달러 선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1년 사이 65% 가량 하락했다.
올해 금 가격이 온스당 최대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주르크 키에너 스위스 아시아 캐피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달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금 값이 2023년 중에 적게는 온스당 2500달러, 높게는 4000달러까지 뛸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1분기 많은 국가의 경제가 어느 정도의 경기 침체를 맞게 될 것이다”며 “이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게 만들 것이고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을 순식간에 높이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 연준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선 점을 확인한 가운데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