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성실하게 대출을 상환하고 있는 취약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대출 이자를 낮춰주고 대출 원금도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은행연합회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중소기업 금융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시중은행들은 저신용 중소기업 중 이자를 성실히 납부해온 기업에 대해서는 신용대출 등을 연장하는 경우 일정 수준의 금리를 넘는 이자로 대출 원금을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리상승기 이자 부담이 커지는 중소기업들이 도산에 내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상으로 금리 상한형 대출을 내주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어려워짐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대출금리가 높아지므로 일정 수준의 금리 상한을 정해둬 기업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은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도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은 현재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시행하고 있다. 고정금리 대출의 적용 금리를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와 같은 수준까지 최대 1%포인트 감면해준다.
안심 고정금리 특별대출은 대출 후 6개월 주기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사이에서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는 옵션부 대출 상품이다. 중소기업은 향후 금리 변동 유불리에 따라 금리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취약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중소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나 방향성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가계와 개인사업자 차주를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섰다. 지난 7월부터 가계대출 차주를 대상으로 대출원금 감면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신한은행은 ‘금리 인상기 취약차주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금리가 연 5%를 넘는 주택담보대출 이용 고객의 금리를 5%로 일괄 감면 조정했다. 또한 연 7% 초과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성 일반신용대출을 보유 중인 다중채무자를 대상으로 1년간 최대 1.5%p 금리감면 혜택을 제공했다.
하나은행은 연 7%가 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고객이 만기를 연장할 때 오른 금리를 최대 1%포인트까지 감면 지원하는 내용의 ‘하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고객의 대출 금리가 기한 연장 시점에 연 8%로 올랐다면 1%포인트를 은행이 지원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또 새희망홀씨 신규 금리를 연 1%포인트까지 깎아준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초부터 기존에 보유한 개인신용대출을 연장하거나 재약정을 할 때 약정 금리가 6%를 초과하면 6% 초과 이자금액으로 대출원금을 자동 상환해주고 있다. 원금 상환에 따른 중도상환해약금도 전액 면제된다.
KB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 지원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 금리가 연 7%를 넘는 차주를 대상으로 만기 연장 시 2%포인트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최장 10년까지 분할상환 할 수 있게 하는 장기분할 전환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0.1∼0.2%포인트 내리고 금리 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1년 동안 0.2%포인트까지 부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