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유엔헌장 목표·원칙에 반해"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를 유엔에서 추방하고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지위도 박탈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유엔 회원국에 러시아를 유엔에서 축출하라고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해 대량학살을 자행하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내비쳐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등 유엔에 머물 자격이 없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유엔 추방 등을 위해 다른 회원국과 적극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3월 무력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한 바 있다.
성명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에 의한 전면적인 침공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보다 먼저 8년 동안이나 무력 침공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엔헌장의 목표와 원칙에 반하며, 평화애호 원칙으로 복귀를 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뿐만 아니라 체첸공화국을 침략해 점령했으며, 아프리카에서도 수 십년 동안 분쟁을 부추겼고 일본의 북방영토 역시 계속 불법 점거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최근 러시아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에도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 무차별 포격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64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손 당국은 러시아군이 전날에도 헤르손 지역을 74차례 포격해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헤르손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 지역을 육로로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헤르손 지역 포격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이 러시아를 분열시키려 하므로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2월 24일에 러시아가 침략한 직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혐의로 러시아를 제소했다. 국제사법재판소는 3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러시아는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