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년 새 2배…1%p 오르면 이자 연 240만원↑
대환대출, 채권매입, 중도상환수수료면제 등 지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직장인 김 모씨(35)는 요즘 전세대출 이자금리를 보고 한 숨 쉰다. 이자가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1년 전 시중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월세보다 저렴한 이자에 이만한 집이 없다며 주변에 자랑까지 늘어놨지만 지금은 이런 말들이 입 안으로 쏙 들어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 받은 ‘자영업자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변동 규모’에 따르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롤 때, 전체 자영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7조4000억원 증가한다.
자영업자 9월 기준 차주 수(309만6000명)로 계산하면, 1인당 이자부담액은 대출금리 1%포인트(p) 상승 시 연간 238만원 증가한다. 자영업자 대출 잔액 1014조2000억원(9월말) 중 변동금리 비중이 72.7%라고 보고 모든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이자 상승폭을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다.
대출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지만 팍팍한 서민 경제에 대출규모는 연신 늘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규모는 9월말 1014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한은은 12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의 소득기반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가운데 자영업자 대출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며 “특히 대출금리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취약차주 대출 증가세가 빠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차주 부담을 덜기위한 방안 모색에 머리를 맞대고 있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이 전세자금대출 상품(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최대 0.75%p 인하한다고 밝혔다.
취약 차주의 중도상환 수수료 한시적 면제 소식도 전해졌다. 28일 신한은행은 신용등급 하위 30%, 하나은행은 신용등급 7구간 이하(KCB신용평점 하위 30%), 우리은행은 신용등급 5구간 이하에 대해 1년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한다고 전했다.
대환대출 프로그램도 가동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년간 일반형 안심전환대출과 적격대출, 보금자리론 등 3가지 정책모기지를 하나로 합친 ‘특례보금자리론’을 선보인다. 주택가격요건을 시세 6억원에서 9억원 이하로 확대하고, 대출한도를 최대 3억6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늘린다. 이중 안심전환대출 신청 접수가 이번주 마감된다.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타는 경우 기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된다.
특히 서민금융진흥원은 올해 한시적으로 확대한 각종 정책서민금융상품의 한도(근로자햇살론 1500만원→2000만원, 햇살론15 1400만원→2000만원, 햇살론뱅크 2000만원→2500만원 등)를 내년 12월 말까지 1년 더 연장키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연체에 빠진 개인 채무자를 돕기위한 연체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1년 더 가동키로 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연체된 개인 무담보 대출채권을 금융회사로부터 매입하는 프로그램이다. 매입을 신청하면 최대 1년간 연체 가산이자가 면제된다. 연체자의 소득회복 정도에 따라 상환유예(최장 1년), 장기분할상환(최장 10년), 채무감면(최대 60%)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적용된다.
다만 상품 금리는 금융권의 노력을 무색할 정도로 연신 인상되고 있다. 마진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이다. 내년 초부터 서민금융진흥원은 보증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햇살론 등 정책 신용대출 금리를 1%p 인상한다. 근로자 햇살론만 현재보다 0.4%p 오른다(최고 금리 12.9%). 버팀목 전세자금과 디딤돌 대출 역시 금리 인상될 예정이다. 주택도시기금 운용을 위한 대출금리도 인사이 불가피하다. 주택청약저축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앞서 서민용 정책 모기지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금리도 0.5%p 상승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