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사들이 여성 임원 발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보험업계 여성 임원은 비율은 전체 5%대에 그쳐,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 연말연시 보험사 조직개편에서 성별, 연령과 상관없는 인사 기조가 업계에 대거 반영되면서 여성 임원 발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1일 보험업계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 신한라이프 등 5개는 이번 연말연시 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대거 발탁했다. 신한라이프는 이번 인사에서 40대 중반의 부사장과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황미연 상무는 재작년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으로 신한라이프가 출범한 이후 최초의 여성 임원이다. 그는 1972년생으로 오렌지라이프에서 FC제도기획부장, 인사관리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황 상무는 인사 기능 강화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신설된 인사본부를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신한라이프의 임원 평균연령은 49세, 팀장 평균연령은 44세로 지난해 대비 각각 3세씩 낮아졌다. 여성 관리자 비율은 임원 승진 1명을 포함해 지난해 24%에서 32%로 대폭 상승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승진인사에서도 각각 3명, 2명의 여성 임원을 배출했다. 삼성생명은 1979년생 김혜진 상무를 포함해, 권영임, 김선진 상무를 발탁했는데, 3명의 여성임원이 나온 건 창립 이래 처음이다. 삼성화재에서도 1977년생 김민경 상무와 전경은 상무 등 2명이 승진했다. 김 상무는 삼성화재 임원 중 ‘최연소’ 임원이기도 하다.
KB손해보험에선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1973년생인 박영미 상무는 KB손보 내에서 여성사원으로 출발해 임원 자리까지 오른 최초의 인물이다. KB손보에서 여성 임원은 인혜원 전무에 이어 박 상무까지 2명이 됐다. 이밖에 한화손보도 작년 10월25일 단행한 인사에서 문수진 상무가 공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여성 임원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업계 전체로 보면 여성 임원 비중은 남성에 비해 여전히 뒤처지는 게 현실이다. 각 보험사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미래에셋생명·NH농협생명 등 생명보험 6개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6개사의 상근임원 511명 중 여성임원은 29명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