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2개월째 늘었다.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평가절하 되면서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31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달 말(4161억달러) 대비 70억6000만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8∼10월 연속 감소했다가, 11월 증가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의 일시적 감소 요인인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증가,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증가 등의 요인으로 전체적으로는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미 달러화는 12월 중 약 2.8%(미 달러화 지수 기준) 평가절하됐다.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외화자산이 크게 불어난다는 뜻이다.
다만 세계 주요국 중 외환보유액 규모 기준 순위(9위)는 그대로다. 주요국도 달러 평가절하 효과를 함께 누렸기 때문이다. 11월 기준 외환보유액 규모 1위는 중국(3조1175억달러)이다. 이어 일본(1조2263억달러), 스위스(9059억달러), 러시아(5673억달러), 인도(5532억달러), 대만(5522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710억달러) 등이 우리나라보다 외환보유액이 많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을 자산별로 나눠보면 12월 말 기준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3696억9000만달러)이 한 달 전보다 40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예치금은 26억7000만달러 늘어난 293억5000만달러다. 특별인출권(SDR)은 1억9000만달러 증가한 14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은 1억3000만달러 늘어난 44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금은 시세를 반영하지 않고 매입 당시 가격으로 표시하기 때문에 전월과 같은 47억9000만달러로 계산됐다.
자산별로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유가증권 87.4%, 예치금 6.9%, SDR 3.5%, IMF포지션 1.1%, 금 1.1%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