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경기 침체로 인해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저축은행과 카드사,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등 2금융권에서 ‘소액대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과 건전성 관리 등을 이유로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생활자금, 대출 원리금 상환 등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의 이용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 79개사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작년 9월 말 기준 약 1조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 자산규모 상위 5개 대형 저축은행의 잔액이 5733억원으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7.2%(387억원) 더 늘었다.
대표적인 급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카드사 현금서비스도 5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감독원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현금서비스 이용 금액(7개 전업 카드사 기준)은 47조7797억원 수준이다. 2021년 12월 현금 서비스 이용금액이 전달대비 4조3725억원(9.6%)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2022년 연간 이용금액은 5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P2P 업체 역시 금융소외계층과 직장인들을 겨냥한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하며, 소액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자사 서비스 ‘땡겨드림’을 통해 사회초년생이나 단기·임시 근로자들은 재직 증명이나 소득 확인이 어려워 급전이 필요할 경우, 돈을 빌려주고 있다. 피플펀드도 초단기 근로자를 대상으로한 소액 ‘비상금 대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대출 신청 가능 금액은 최소 30만원부터 최대 100만원이며, 대출 기간은 5개월이다.
소액대출 이용자가 늘어난 배경은 주요 금융기관이 조달 비용 상승과 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2금융권은 작년 말 대출 비교 플랫폼을 비롯해 각종 채널을 통한 대출 신청을 중단한 바 있다. 저축은행과 카드사의 조달 수단인 수신금리, 여신전문금융채 금리는 각각 5%를 넘어섰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라 취약계층의 가계 부담 역시 커지면서 생활비 등 실사용 목적의 대출이 많은 소액대출 이용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 자금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소액대출로 이용자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