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강경파, 트럼프 당부에도 잇단 '반란표'
공화당 상원 1인자는 협치…바이든 새해 첫 일정 합류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미국 하원은 이틀째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을 위한 재투표에 나섰으나, 다수당인 공화당 내부 분열로 의장 당선자를 확정 짓지 못했다. 1차 투표에서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이다. 이를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비판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하원은 4일 본회의를 열어 4·5·6차 호명 투표를 실시했으나,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에서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란표가 속출하며 어느 의장 후보도 과반(218표) 지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앞서 하원은 전날 의장 선출을 위해 1·2·3차 투표를 진행했지만,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에서 강경파를 중심으로 바이런 도널드(공화·플로리다)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면서 의장 선출은 물론 원구성에 실패했다.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탈환해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직을 사실상 예약한 상태였다. 1차 투표를 통해 당선을 확정 짓지 못한 것은 지난 1923년 이후 100년 만이다.
이날도 4~6차 투표에서 민주당은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를, 공화당은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를 각각 후보로 추천했다. 공화당 강경파는 이와 별도로 도널드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434명 의원 전원이 참여한 4~6차 투표 결과,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 전원의 지지(212표)를 받았다. 하지만 매카시 원내대표는 4~6차 투표에서 전날보다 득표수가 줄어든 201표를 얻는 데 그쳤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전날 1~2차 투표에선 203표를, 3차에서는 202표를 각각 득표했다. 공화당 강경파가 내세운 도널드 의원은 4~6차 투표에서 모두 20표를 받았다.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매카시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와 공화당 단결을 당부했지만, 강경파들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미 하원이 하원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공전하자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켄터키주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하원의장 선출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은 조금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기 좋지 않다. 그것은 미국을 위해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저는 그들(공화당)이 단합해 행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바이든은 공화당 상원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와 함께 켄터키주 코빙턴을 찾으면서 미 하원 사태와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전날에 이어 6차례의 재투표에도 의장 선출에 실패한 미 하원은 저녁 8시까지 정회를 선언한 상태다. 하원은 의장 선출 이후 의원 선서 및 상임위 위원장 임명 등을 마무리 지어야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