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에서 희망퇴직 등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지속하고 있지만, 인건비는 되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형 흑자 속에 늘어난 성과급 영향이다.
8일 카드사 공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총 인건비(퇴직급여·복리후생비 포함)는 8818억5700만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7170억6100만원 대비 22%(1647억9600만원) 늘었다. 이는 최근 임직원 수가 감소하고 있는 카드업계 추세와는 대조적이다. 그간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희망퇴직 등 인력 효율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2019년 6월말 1만2449명까지 늘어났던 국내 8개 카드사 총 임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1만2166명으로 2.2% 감소했다.
임직원 수가 크게 둔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가 늘어난 배경은 ‘인센티브’ 영향이다. 카드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 카드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본업 수익은 부진하다. 그러나 카드론이나 리볼빙 등 대출성 상품의 이자 수익확대로 실적을 방어해 왔다. 여기에 할부 기간 단축, 할인 혜택 등 마케팅 비용을 줄여온 것도 수익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한 카드사의 인센티브 제도를 보면 연초에 1회, 그리고 목표달성에 따른 장려금을 상·하반기에 나눠 지급하는데 직원들은 지난해 말 다른 비금융계열사와 달리 기본급의 93%가 넘는 장려금을 받았다. 또 다른 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250%의 성과급을 받았는데 이는 전년도 대비 약 60%p(포인트)나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이런 성과급 제도가 올해도 지속할 지는 미지수다.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와 카드수수료의 지속적인 인하로 인해 영업환경이 부정적이다. 카드사들은 최근까지 회원의 한도를 대폭 축소하고 장기 무이자할부 혜택을 없애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인력 조정을 통한 조직 효율화 작업도 여전하다. 하나카드는 지난 4일부터 준정년 특별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준정년 특별퇴직 대상은 이달 31일 기준 1968년생으로, 만 10년 이상 근속한 재직 직원이다. 현대카드는 자발적 신청자에 한해 39개월치 월임금, 근속 20년 이상 직원 등을 대상으로 ‘퇴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우리카드 역시 작년 12월26일까지 10년 이상 근속, 최대 36개월치 월임금 등의 조건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