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혜나 기자]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업상속공제 제도 요건을 완화했지만, 증여세 과세특례의 연부연납 기간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세수 및 세율 측면에서 상속세 및 증여세 부담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의 경우 막대한 세금을 감당하지 못하고 가업 상속 후 도산이나 폐업 수순을 밟는 사례도 발생한다. 이를 막고자 마련된 것이 가업상속공제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한 중견·중소기업이 가업을 상속할 경우 일정 재산을 과세가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지난달 24일 가업승계 관련 예산부수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적용대상 및 공제한도 확대, 피상속인 지분요건 완화, 사후관리 기간 단축 등 요건이 완화됐다. 중소·중견기업의 원활한 가업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과 공제한도를 확대한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1일 이후 상속부터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 중견기업 범위를 매출액 4000억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1000억원 확대됐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의 공제한도는 최대 600억원으로 높아졌다. 업력 10년에서 20년까지는 300억원, 20년에서 30년까지는 400억원, 30년 이상일 경우 600억원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정부의 방침에 “70세를 넘긴 중소기업 CEO가 2만명이 넘고, 매년 70만명에서 80만명씩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현안이었다”며 “법 개정으로 체계적인 준비를 통한 안정적인 승계가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토대가 마련됐다”고 환영했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한도와 동일하게 증여세 과세특례가 상향된 만큼 연부연납 기간(5년, 20년) 역시 일치하게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기중앙회는 “기존에 증여세 과세특례를 활용한 기업의 경우 한도 상향에도 불구하고 추가 활용이 불가해 이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연부연납 기간은 상속의 경우 20년, 증여는 5년이다. 특례 한도가 늘었지만 5년 안에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제도를 활용하는 데 제한이 있다”며 “증여세 과세특례 역시 20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0억원까지는 10%, 초과하면 20%의 세율이 적용된다. 최대치인 600억원에 20%의 세율을 적용하면 120억원의 세금이 발생한다”며 “이를 5년 내에 납부하려면 한 해에 20억원씩 납부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