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나지 못할 이유 없다… 만남, 어떤 조건도 없어야"
[매일일보 권영현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지하철 시위’ 해법을 찾기 위해 만남을 조율하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진 불법 시위에 지친 시민들은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8일 전장연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전장연은 지난 4일 서울교통공사 측과 면담을 통해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전장연이 제안한 면담 기한은 오는 19일까지로 이 기간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지하철 행동’ 등의 지하철 시위는 중단키로 했다. 전장연은 법원이 지난해 양측에 제안한 ‘5분 이내 탑승’ 조정안 수용 여부와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미이행에 대한 사과 표명을 면담 의제로 제안했다.
오 시장은 즉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장연,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지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후 전장연이 ‘공개방송’ 면담을 제안하자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만남에는 어떠한 조건도 없어야 한다.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선전장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불법을 행하여 시민의 불편을 볼모로 거래를 하려는 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논평을 통해 "시장님께서 먼저 공개방송을 통해 말씀하셨기에 공개방송을 제안했다"며 "오 시장이 원하는 만남과 대화의 자리에 대한 구체적 방식과 일정을 알려 달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 20일 오 시장의 휴전 제안을 받아들여 국회 예산안 처리 기간 시위를 중단했지만 지난 2일부터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이 겨우 0.8%만 반영됐기 때문에 새해 첫 출근길, 어김없이 승강장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12월부터 시작된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지친 시민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직장인 A씨(29‧남)는 “4호선 이용 승객들은 1년 넘게 시위에 시달리고 있는데 최근에는 시위 장소를 알리지 않고 기습시위를 해 지각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며 "시민들을 볼모로, 불법 시위로 생떼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42‧남)는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불법 시위로 시민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양측이 조속하고 원만한 합의를 통해 새해에는 더 이상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조속한 사태 해결을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