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尹 무인기 맞대응 지시, 정전협정 위반"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지난달 26일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중 1대가 대통령 경호를 위해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이 북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긴급 현안 질의와 청문회 등을 예고한 만큼 1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의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는 8일 '북한 무인기 침범 사태'를 두고 설전을 주고받았다. 민주당은 '안보 참사'라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가 안보'를 정쟁으로 몰고 가지 말라면서도 군 대응이 '변명의 여지 없는 작전 실패'라고 국가 안보 시스템의 재정비를 주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무인기 침범 사태와 관련, 윤석열 정부 책임론을 부각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대한민국 안보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던 민주당의 반응이 참 아이러니하다"며 "북한 무인기 도발로 국가 안보가 파탄 난 것처럼 군 통수권자와 군 수뇌부를 이참에 절단낼 듯이 달려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것과 김의겸 대변인이 검찰에 국방부,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촉구한 데 대해 "참 뜨악하다"면서 "김정은이 길이 3m 이하 무인기 5대를 날려 보내 우리 군 지휘부를 이렇게 흔들어 댔으니 참 가성비 높은 도발"이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민주당의 적은 휴전선 너머에 있다"며 "김정은이 재래식 무기로 국지도발을 감행할 때, 핵 공격을 위협하면서 대가를 요구할 때 어떻게 대응할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정찰용 무인기 몇 대의 항적을 놓고 야당이 대통령과 정부를 굴복시키려고 달려들 때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북한 무인기 도발 관련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북한 무인기 침범 도발에 우리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라고 지시한 데 대해 "즉흥적이고 어설픈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북한 도발에 대해 똑같은 방식으로 맞대응한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를 따지기 전에 상호 간 영공을 침범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어설픈 대응 때문에 명백한 북한의 도발이 쌍방 과실, 도긴개긴으로 둔갑했다"며 "윤 대통령은 알고서도 그렇게 대응한 것인가. 대통령이 원한 결과가 이런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북한 무인기가 서울 비행금지구역까지 침범했는데 대통령실은 NSC도 열지 않았다"면서 "안보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군 미필 대통령이 NSC도 열지 않고 독단적으로 대응을 지시했고, 그 결과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의 무인기로 영공이 뚫린 것은 안보를 제대로 못 지킨 것"이라며 "정부 대응이 잘못됐다는 것을 강력히 지탄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북한에 대해선 당연히 규탄하는 것이고 현 정부에 대해 잘못된 것은 질타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무인기 침범 사태'를 '안보 무능'으로 규정, 긴급 현안 질의와 청문회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