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26~30달러 화이자·모더나 백신, 110~130달러로 인상 검토
SK바사 스카이코비원, 보건 재정 부담 큰 개도국 중심으로 수출길 열릴 듯
[매일일보 이용 기자] 미국 모더나와 화이자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을 4배 가량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안이 세계 각국 보건 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국산 백신의 사용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미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가격 인상 소식에 미국 정부를 비롯한 전 세계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간) 모더나가 미국 정부와의 계약이 끝나고 상업적 유통이 시작될 경우 백신 1회 접종 가격을 110~130달러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도 지난해 10월 미국 정부와의 계약이 만료되면 백신 1회 접종 가격을 110~130달러 사이에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정부는 화이자와 독일의 바이오엔텍(파트너사)에 1회 복용량당 약 30달러를 지불하고, 현지 국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모더나가 공급하는 백신 가격은 회당 26달러 수준이다. 만약 가격이 인상될 경우 정부의 재정 부담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미국 정치권은 제약사들의 가격 인상에 대해 경계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버니 샌더스 미국 버몬트 상원의원은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에게 서한을 통해 백신 가격을 4배 수준으로 올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샌더스 의원은 "급격하게 가격이 인상되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은 백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백신 가격이 오르면 민간 건강보험료도 오를 것"이라고 했다.
미국 정치권은 해당 백신이 미 정부기관 과학자들과 공동으로 개발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인상안 소식이 매우 불쾌하다고 비판했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 가격 인상으로 국내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허가가 이뤄지면 가격이 높아진 글로벌사 백신을 구입하기 어려운 중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이 최근 중국의 출입국 완화로 장기화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개발도상국은 유통기한과 보관 설비 문제로 백신을 폐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mRNA 방식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은 초저온 상태에서 보관해야 하지만, 스카이코비원멀티원은 2~8℃의 냉장 상태에서도 유통·보관할 수 있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유통·보관이 가능하다.
SK바사 측은 ”장기간 안전성이 검증된 합성항원 플랫폼을 활용해 개발된 스카이코비원은 유통 및 보관이 용이하다는 강점과 부스터샷 접종 시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가 있다는 특성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