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에서 5.5%가 넘는 예금 금리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수신 경쟁을 벌이던 시중은행 금리가 4%대로 내려앉은 영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JT저축은행은 연 5.5% 금리를 제공하던 회전식정기예금(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연 5.3%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 날 웰컴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연 5.2%에서 연 5.0%로, 하나저축은행도 비대면 세바퀴 정기예금 금리를 연 5.5%에서 연 5.3%로 내리는 등 최근 저축은행은 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10일 기준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는 연 5.25%(12개월 기준)로, 평균 금리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11월 말(연 5.53%)과 비교하면 약 0.28%포인트(p) 내렸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10∼11월 최고 연 6.5%에 육박하는 금리의 예금 특판 상품을 취급한 바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떨어뜨리면서 수신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다. 금융당국이 은행 등 1금융권으로의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하면서 기준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오히려 내렸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통상 은행 예금 금리 대비 0.8∼1.0%포인트가량 높은 금리를 제시해 수신고를 유치하는 만큼 시중은행의 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다만 저축은행 업계는 현재의 예금 금리 수준이 정상적인 수준이며, 오히려 더 낮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예금 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올라야 하는데, 최근 대출금리를 연 8%에 육박할 정도로 올린 은행권과 달리 저축은행은 이미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금리로 중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만큼 대출금리를 더 올릴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한다면 다시 한번 예금 금리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시장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올려 저축은행의 수신고 이탈이 발생한다면 저축은행도 예금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