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발의… 여당 반대 여전히 계류 중
건설 근로자 90% "안전특별법 재정 필요”
부실시공 원인 최저가낙찰제 폐지 요구도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현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됐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움직임이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처음 발의한 건설안전특별법은 현재까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계류돼 있다.
건설안전특별법은 발주처·시공사·설계사·감리자에게 안전관리 책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기 전 단계에서부터 안전관리 책임을 강조해 사고 예방을 강화하는 법안이다.
건설 근로자들은 건설안전특별법 도입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건설산업연맹이 지난 6~9일 조합원 75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무려 88.9%가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과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인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공동 주최하고, 특별법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최저가로 낙찰받아 건설공사를 수주하면 빨리 건물을 지어서 한 푼이라도 남기려는 게 자본주의 속성이다”며 “무리한 건설공사 추진 방지를 위해 발주처에 관련 의무를 부여하는 건설안전특별법부터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근로자들은 ‘최저가낙찰제’도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다.
건설노조는 최저가낙찰제가 부실시공의 원인이며, 건설현장 참사를 야기한 주범이라고 보고 있다.
원청 시공사가 전문건설업체에 저가 입찰을 요구하면서 공사가 시작되다보니 부실 시공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반면 원천 시공사는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막대한 이윤을 독점한다는 비판이다.
한편 건설안전특별법 등 건설법개정안은 여당의 통과 반대가 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도 중대재해처벌법과 함께 이중처벌이라는 목소리가 커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지역본부는 “발주자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 건설안전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며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붕괴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