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베이비스텝 단행...연 3.25%→3.5%
사상 첫 7연속 인상...한미 금리차는 여전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3.5%로 올랐다. 한국은행이 13일 0.25%p 금리인상(베이비스텝)을 단행하면서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했다. 사상 최초 7회 연속 금리인상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1년 전(1.25%p)에 비해 2.25%p나 뛰어올랐다. 미국(4.25%~4.5%)과의 금리차는 최대 0.75~1%p로 좁혀졌다.
이번 결정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다. 지난 11일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2023년 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벌인 결과 67명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설문대상 모두 인상폭은 0.25%p로 전망했다. 유럽 투자은행(IB) BNP파리바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었다.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강조해왔다. 이 총재는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기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차이 또한 금통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역전 금리차이는 최대 1.25%p로, 2000년 10월 1.5%p 격차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안정을 강조, 올해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한미 금리차가 커지면 외국인의 투자 자금이 빠져 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금통위가 이같은 상황을 고려, 선제 대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서 0.25%p만 인상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5%를 기록, 전달(7.1%)에 비해 물가상승세가 둔화됐다.
이런 상황에 최종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이 총재는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이 보는 최종금리 수준이 3.5%가 3명, 3.25% 1명, 3.75%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은 2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