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면서 사상 처음 7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번 기준금리의 최종 수준과 관련해 3.5%와 3.75%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한은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올해 4분기쯤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최종금리 수준을 두고 금통위원 간 의견이 갈렸다며 “이번 회의에서 3명은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보고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고, 3명은 최종금리가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도 지난 11월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긴축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변경했다.
한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으로 예상한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를 생각하면 최종금리 수준은 3.50∼3.7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번 더 올린다면 2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빨리 올려놓고 시장 상황을 보는 것이 불확실성을 더는 방법”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째 5%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기저효과,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점차 낮아지겠으며 연간 상승률은 11월 전망치인 3.6%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미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정책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도 한은엔 부담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로, 여전히 한국 기준금리(3.50%)보다 1.00%포인트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환율 변화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등의 위험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이 총재는 이날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물가가 정책목표 수준까지 중장기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기 전까지 금리 인하를 이야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