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는데...당국 눈치 보는 시중銀
상태바
기준금리 올랐는데...당국 눈치 보는 시중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01.15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융당국 "여·수신 금리 모두 인상 자제" 압박
5대 은행 기준금리 반영 여부 "아직 검토중"
5대 시중은행 본사. 사진=각 사
5대 시중은행 본사. 사진=각 사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또 높였지만 막상 시중은행들은 여·수신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 이전보다 은행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된 데다, 금융당국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모두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예·적금 금리 인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이르면 이번주 중에나 금리 인상 여부와 폭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금리 인상 때마다 시중은행들이 빠르면 당일 수신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대응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금융당국의 인상 자제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한은은 지난해 1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 등 모두 7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한은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면 곧바로 정기예금과 적금 등 수신 금리 인상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이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금융권 자금 쏠림 현상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급등의 원인이라고 보고 인상 자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 10월 0.58%포인트, 11월 0.36%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되는데, 은행들이 은행채 발행이 막힌 상태에서 수신 금리를 올리자 이것이 코픽스 급등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다시 주담대 등 대출금리가 상승하자 당국은 부랴부랴 은행권에 수신금리 경쟁 자제를 요청했고, 이후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수신금리를 올리는 데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예금 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이 곧 대출금리 인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예금 금리 인하가 코픽스를 매개로 대출금리에 전달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며 "예금 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번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