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北 비핵화 재확인…韓 패싱·일본 군사강국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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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北 비핵화 재확인…韓 패싱·일본 군사강국화 우려
  • 염재인 기자
  • 승인 2023.01.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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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정상, 인도-태평양지역 안보 주도 국가 선언
한반도 비핵화 재확인…당사자 한국은 패싱
美, 일본 방위능력 강화 지지…군사대국 길 열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 비핵화' 내용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왼쪽) 총리가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북한 비핵화' 내용 등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왼쪽) 총리가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재확인하는 한편, 안보 분야 등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당사자인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한국 패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의 반격능력을 지지, 사실상 군사대국화에 날개를 달아주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협력은 법치주의를 포함한 공동의 가치에 의해 인도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과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계라는 공동의 비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인도·태평양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중국의 행동부터 북한의 도발까지 점점 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유럽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부당하고 잔혹한 침략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안보 및 다른 분야에서 한·미·일 간 필수적인 3국 협력을 강화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동맹·파트너와 협력을 통해 세계 질서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국방전략인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 개념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 억제 개념은 중국과 러시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을 포함한 군사력과 경제·외교력, 강력한 동맹 등을 포괄적으로 결합하는 방위 전략을 뜻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양국 군대의 새로운 작전 통합 단계는 미국이 '더는 중국을 혼자 저지할 수 없고, 일본과 다른 동맹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나온 것"이라며 "이번 협력이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전략에 언급된 '통합 억제' 개념에 입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이번 회담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국방전략에 편승하면서 사실상 전범국가라는 족쇄를 풀고 군사대국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 반격능력 강화에 대한 미국 지지를 통해 국제사회 추인을 얻어냈다는 평가다. 일본이 공격받았을 때만 자위를 위해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사실상 폐기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외신들도 회담에서 일본이 자국의 대규모 군비 증강 계획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정상이) 중국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일본이 군사 강국으로 탈바꿈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또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 미사일 도발 등에도 양국이 변함없는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면서 이 동맹의 목표가 아시아 안보 문제의 '린치핀'(수레바퀴를 고정하는 핵심부품)으로 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재확인과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내용이 발표됐지만, 정작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패싱되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 문제와 군사협력 강화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일들을 한·미·일 3국이 아닌, 미-일 두 나라가 협의·발표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입지가 약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양국이 우리나라 최대 무역국인 중국을 '전략적 도전'으로 여기는 것도 부담이다. '3국 군사협력 강화'를 빌미로 중국과 갈등이 불거진다면 우리나라가 입을 정치·경제·사회적 피해는 상상하기 어렵다.  북한의 핵 위협에 더해 일본이 '전쟁 가능한 나라'로 탈바꿈하는 것도 우리나라에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반격능력을 보유하고 2027년까지 방위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두 배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반격능력 및 방위능력 강화를 발표한 지 한 달 만에 미국 대통령을 만나 전폭적 지지 의사를 확인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NYT는 일본이 대규모 군비 증강 계획에 대해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확보했지만, 또 다른 동맹인 우리나라에는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에서는 일제의 폭력적인 한반도 강제 점령에 대한 분노가 장기간 유지되고 있다. 이 문제는 양국 관계에 꾸준히 지장을 초래해 왔다"며 "일본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이 또 다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는 우려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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