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 21일까지 베트남 등 동남아 순방
주호영, 尹 대통령 순방길 동행…의원 40여명 해외 출장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월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했지만, 국회의장과 여당 원내대표가 모두 해외 출장을 가면서 국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여야가 합의에 실패한 일몰법안과 노란봉투법 등 쟁점 법안 논의에도 들어가지도 못한 상황에서 설 연휴 기간까지 고려하면 '민생법안'의 1월 임시국회 처리는 난망해 보인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1월 임시국회는 지난 9일 소집된 이후 단 한 차례의 본회의도 열지 않았다. 본회의 소집권을 갖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8박 10일의 일정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순방길에 올랐고, 본회의 개의를 합의해야 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4일부터 20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및 스위스 일정에 동행하고 있다. 1월 임시회 전체 기간 중 절반인 2주를 그대로 흘려보내는 셈이다.
상당수 개별 의원도 의원 외교 차원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일부 여야 의원들은 해외 순방 및 출장 일정으로 태국을 방문 중이고, 국회 아프리카새시대포럼 소속 의원 5명도 18일까지 출장 중이다. 이렇게 해외 출장을 떠난 여야 의원이 4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이재명 방탄'이라는 비판에도 임시국회를 단독으로 소집하며 내건 '민생 입법 논의'라는 명분이 무색해진 것이다.
민주당이 임시국회 소집 명분으로 내세웠던 북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한 '긴급현안질의'도 무산됐다. 긴급현안질의를 진행하려면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를 열어야 하는데, 여야는 질의 과정에서 군사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의 현안 검토만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여야 합의에 실패한 일몰법안들과 노란봉투법 등 논의 역시 뒷전으로 밀렸다. 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묶여 있고, '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를 담은 30인 미만 사업장에 주 60시간 근로를 가능하게 하는 추가연장근로제는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 소위 심사에서 멈춰있다. 노동계가 요구하는 노란봉투법도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김 의장과 주 원내대표가 20일 전후 귀국하더라도 설 연휴 기간까지 고려하면 일정상 본회의를 열 수 있는 기간은 열흘 정도다. 1월 임시국회가 다음 달 7일까지 열리는 만큼, 이 기간에 일몰법안과 노란봉투법 등 견해차가 큰 쟁점 법안을 여야가 합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