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금융사들이 만기 40년짜리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50년 만기 주담대를 선보였다. 만기가 길어지면 월 상환액이 줄고 대출한도도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총 상환액은 늘어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Sh으뜸모기지론, 바다사랑대출에 대한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늘린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은행권 최초로 만기를 최장 50년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보험사 중 한화생명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선보였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고자 출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는 50년 만기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선보였다. 50년 만기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은 만 34세 이하 또는 결혼 7년 이내 신혼가구인 경우 이용할 수 있으며 원금균등·원리금균등방식으로 상환 가능하다. 주금공이 8월 1일~11월 말 공급한 보금자리론의 만기별 공급 비중을 살펴보면 30년이 55.4%를 차지했고 40년은 27.8%, 50년은 5.2%로 집계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출시 이후 선택지 중 하나로 안착됐다”고 전했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만기가 가장 긴 45년짜리 주담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만 39세 이하 청년층에 한해 만기를 연장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고객의 상환 부담 경감을 위해 최장 만기를 늘렸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7일부터 12월 말까지 만 39세 이하 주담대 차주 중 41%가 45년 만기를 선택했다. 주담대 만기가 길어지면 DSR(총부채원리상환비율) 규제로 제한된 대출 한도도 늘어난다. DSR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현재 총 대출 1억원이 넘는 차주는 한 해 갚아야 할 상환금과 이자의 합산액이 연 소득 40%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총 상환해야 할 금액도 증가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50년 만기까지 유지하면 원금보다 이자로 내야 할 금액이 더 커진다.  앞서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0년 만기 모기지 상품의 도입과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를 통해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제공하면 궁극적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금리변동 위험을 제공기관이 떠안아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월 상환 부담이 작은 초장기 대출을 제공하되, 은퇴 이전 대출 상환이 끝나도록 설계된 상품의 제공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40년 만기 주담대는 지난해 4월부터 금융사 전반으로 확대됐다.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신한·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줄줄이 출시됐다. 지난 5월에는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화재‧KB손해보험‧흥국생명‧한화생명 등 보험사에서도 주담대 만기를 40년으로 늘렸다. 그러나 은행권은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에는 고심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집값 하락이 우려되면서 주담대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기 때문에 만기 연장에 관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58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조6000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