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감원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회의’ 개최
이 원장 “올해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 툴 개발하겠다”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가상자산 발행 및 보유에 대한 공시 의무를 신설하고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 툴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6일 학계·연구계·업계 등 금융 및 가상자산 전문가 12명과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이 원장은 “작년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잇달아 발생한 사고들로 인해 건전한 시장 조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율체계 마련에 주력했다”며 “올해는 가상자산 시장 리스크 관리 및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다양한 업무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복현 원장이 이날 제시한 세가지의 업무 계획은 △가상자산 보유 관련 회계기준 정립 △가상자산 모니터 툴 개발 △금융회사 가상자산 업계 설문조사 실시 등이다. 이 원장은 “회계 유관기관과 함께 가상자산 발행과 보유와 관련한 주석공시 의무를 신설하고 모범사례도 배포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충실한 회계정보 공시 유도를 통해 회계기준을 정립할 예정이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가상자산 관련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가상자산 시장 모니터링 툴을 개발하여 잠재리스크 측정 및 평가역량을 제고하겠다”며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금융회사, 가상자산 업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설문조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전통적 금융시장과 가상자산 기장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7년부터 비트코인과 미국 주식시장의 가격 추이를 보면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며 “가격 측면에서 보면 코로나 이전의 미국 주식시장은 비트코인과의 연관성이 60% 정도 같았으나 20년 21년 22년 에는 80% 이상으로 높아졌고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 이전 22% 수준에서 이후 85%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동률의 경우에도 미국은 주식시장과 가상자산 시장의 상관관계 흐름이 코로나 이전 10% 미만에서 코로나 이후 40% 이상으로 증가했고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1% 수준에서 30% 이상으로 늘어났다”며 “가상자산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나 CBDC(디지털 화폐)가 은행예금을 대체할 경우 금융시스템의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CBDC가 은행예금을 대체한다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자금중개 기능은 약화될 것이며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상자산과 전통시장의 연결성이 커지면서 나타날 수 있는 피해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해야한다”고 언급했다.
김부곤 금융감독원 디지털금융혁신국장은 “그 동안 가상자산 시장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낮다”며 “다만 FSB, BCBS 등 해외 감독당국이 상위 권고안에 리스크 전이에 대한 관리 방안도 포함을 한 것과 같이 감독당국 및 학계 등의 관련 연구 및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의 잠재 리스크 모니터링 툴 발전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기업 쟁글의 김준우 대표는 “가상자산 데이터는 블록체인상에서 직접 추출·정제하여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모니터링 툴이 부재해 정보비대칭 문제가 심각하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서는 규제와 함께 온-체인(On-chain)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모니터링 툴의 발전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