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직접 거래 규모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간접 투자 방식의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이달 2~11일 공모펀드 설정액은 30조461억원 늘었다. 지난달 내내 1조3161억원이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이달 초부터 11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2224억원 늘어난 반면 해외 주식형은 408억원 느는 데 그쳤다.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한 주간 4.32%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어닝 쇼크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선반영 인식을 인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상승했다. 미국 물가 둔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실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만큼 나오며 통화 긴축 속도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게 됐다는 평이다. 코스닥 지수는 2차전지와 소프트웨어 기술주 중심으로 올랐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경우 평균 주간 수익률은 2.92%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남미 신흥국이 8.77%로 가장 많이 올랐다. 섹터별 펀드에선 정보기술이 4.44%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개별 상품 중에서는 ‘미래에셋TIGER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가 10.57%의 수익률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금융 관련 펀드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금융펀드는 연초부터 10% 넘게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융펀드의 연초 이후(1월9일 기준) 수익률은 10.97%를 기록했다.
국내 금융펀드 상품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은행’ ETF가 12.56%의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은행’ ETF도 12.31%로 뒤를 이었다. 이어 KB자산운용의 ‘KBSTAR200금융’(9.87%), ‘미래에셋TIGER200금융’ ETF(9.54%), ‘삼성KODEX증권주’ ETF(4.77%), ‘미래에셋TIGER증권’ ETF(3.30%) 순이다.
성과의 배경은 정부 정책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 외국인 매수세 영향이다. 다만 올해 은행의 이자 수익이 더 커지고 주주환원 정책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기 침체, 대출 건전성 우려를 유의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