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금리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11월 시중 통화량이 약 27조원 늘었다. 정기 예·적금 규모는 58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중 통화량과 정기 예·적금 규모는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월 광의통화(M2) 평균 잔액은 3785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7조3000억원(0.7%) 증가했다.
M2 통화량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9월에는 증가율이 0%를 기록했으나 10월부터는 다시 종전의 증가세를 되찾았다. M2는 현금·수시입출식예금과 2년 미만의 정기예적금·금융채 등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를 뜻한다.
금융상품에서는 2년 미만 정기 예·적금이 58조4000억원 급증했다. 통계 편제를 시작한 2001년 12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 10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반면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은 각각 19조1000억원, 13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들은 감소 폭이 모두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정기 예·적금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M2는 2021년 12월 이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체별로 보면 가계와 비영리단체에서 정기 예·적금을 중심으로 14조1000억원이 증가했다. 지방 교부금 유입 영향으로 지방정부를 비롯한 기타 주체가 7조9000억원 늘었다.
기업도 3조8000억원 늘어나면서 정기 예·적금 중심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가계와 기업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빼낸 자산을 금리가 보장된 적금에 넣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현금·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만 포괄하는 좁은 의미의 통화량(M1)은 1260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7%(-34.4조원) 줄었다. 현금과 결제성 예금이 모두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만기 2년 이상의 금융상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과 국채·지방채까지 포함한 광의유동성은 모두 전월보다 0.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