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장관 '한도 임박' 경고에…민주·공화 '증액' 이견
시장은 막판 협의 가능성 속 시장 혼란 우려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미국의 연방 부채가 조만간 법정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는 정치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정치권이 막판 합의를 할 것이란 전망과 최악의 경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형 투자자들과 은행의 분석가들은 금융 모델을 활용해 연방정부에 현금이 바닥날 시점을 추산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주 의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국가부채가 19일에 한도에 도달할 것이라며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해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역사적으로) 양당의 대통령과 재무장관은 정부가 의무를 불이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최근 수십 년 동안 모든 행정부의 재무장관은 필요할 때 이런 특별한 조치를 사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 조치 사용은 시간적 제약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회가 부채한도를 늘리거나 중단하기 위해 적시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 모든 미국인의 생계, 글로벌금융 안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옐런 장관은 오는 6월 초 이전에 특별 조치가 끝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즉각적인 조치와 관련해 정부가 기존 투자를 상환하고, 공무원퇴직·장애기금과 우체국 퇴직자 건강복지기금의 신규 투자를 중단하는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방공무원퇴직제도 알뜰저축계획의 정부증권투자펀드 재투자 중단도 포함했다.
미국의 총부채가 한도에 도달할 경우 이를 상향하거나 한도 적용을 유예하는 등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동안 미국 의회는 부채한도를 여러 차례 증액해왔다. 현재 미국의 부채한도는 2021년 12월 31조4000억달러(약 3경8999조원)를 마지막으로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올해는 부채한도 증액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상원은 민주당이 근소한 차이로 이긴 탓이다. 현재 공화당은 부채한도를 증액에 앞서 지출을 감축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 간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둘러싸고 강한 대립이 예상된다.
월가에서는 부채한도와 관련해 시장 혼란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디폴트에 직면할 경우 그 여파는 상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골드만삭스는 "2023년 부채한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의 상당한 변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부채한도를 제때 올리지 못할 경우 정부 지출과,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정치권이 막판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는 올해 완만한 침체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에 이러한 우려는 추가적인 하강 압력이 될 것이라며 다만 합의는 막판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아마도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완만한 지출 삭감과 약간의 증세와 함께 한도 상향이 이뤄질 가능성이 가장 크다"며 “미 국채가 디폴트에 직면하는 극단적인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에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