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경기 침체로 인해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62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새 19.4%(1조1797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상반기 4600억원가량 증가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하반기엔 약 7200억원 급증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대금을 해당 결제월에 일부만 결제하고 최대 90%까지 연체 기록 없이 다음 달로 이월할 수 있는 일종의 대출 서비스이다. 일시상환 부담이 적고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불어난 결제 대금을 감당하지 못하면 신용점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볼빙을 이용하면 연체를 잠시나마 피할 수 있지만,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금리는 14.32~18.4%로 평균 수수료율은 16.8%에 이른다. 이는 카드론 평균금리인 14.84%(작년 11월 말 기준)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카드사별로는 우리카드가 18.40%으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가 17.82%로 그 뒤를 이었다. 이어 KB국민카드(17.70%), 현대카드(17.24%), 신한카드(16.75%), 삼성카드(15.38%), 하나카드(14.32%) 등의 순을 보였다.
특히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600점(KCB 기준) 이하 차주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18~19%의 법정최고금리에 육박하는 수수료율을 적용받았다. 예컨대 롯데카드는 19.46%(501~600점), 19.38%(401~500점), 19.48%(301~400점), 19.33%(300점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신한카드는 19.40%(501~600점)·19.23(401~500점), 우리카드 19.23%(501~600점), KB국민카드 19.31%(501~600점)·19.28%(401~500점) 등을 적용했다.
일각에서 카드사들의 리볼빙 영업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는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리볼빙 서비스의 홍보·판촉비로 119억700만원을 지출했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8월 카드사의 리볼빙 개선방안을 발표했지만, 카드사들은 조달금리 인상으로 인한 영업환경 악화로 리볼빙 수수료율을 쉽게 낮출 수 없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