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에 부동산 경기 침체
DSR 적용 제외 최대 5억까지 한도 경쟁력 갖춰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하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와 비슷해졌다. 새출발기금이나 안심전환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에 이어 전망이 밝지 않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0일 주택금융공사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 9억원 이하이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최대 5억원까지 대출해주는 고정금리 상품이다.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이고 부부 합산 소득이 1억원 이하면 연 4.65(10년)~4.95%(50년), 주택 가격 6억원 초과나 부부 합산 소득이 1억원 이상인 일반형 기준으로는 연 4.75(10년)~5.05%(50년)의 금리가 적용된다.
우대금리 0.9%포인트(p)를 모두 받으면 금리를 연 3.75%까지 낮출 수 있다. 다만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까다롭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0.1%p 인하되고 주택 가격이 6억원 이하를 충족할 경우 △연봉 6000만원 이하 청년(만 39세 이하) 0.1%p △연 소득 6000만원 이하 사회적 배려층 0.4%p △소득 7000만원 이하 신혼부부 0.2%p △미분양 주택이면서 연 소득이 8000만원 이하 0.2%p씩 금리를 인하해준다. 주금공 관계자는 “1년간 운영되는 정책모기지로 내집 마련, 금리변동위험 경감 등이 필요한 서민, 실수요자들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변동금리 주담대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은 9조4787억원으로 신청을 마감했다. 당초 공급 목표인 25조원의 약 38% 수준이다. 최근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인하하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매력이 반감됐다. 기준금리가 꾸준히 인상되고 있음에도 당국의 압박에 따라 은행권들은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어 주담대 수요가 적다는 점도 악재다. 20일 발간된 NH투자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집값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5년간 하락했던 폭만큼 작년 한 해 동안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과거 하락기와는 달리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는 점이 시장 분위기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한도 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이 제외되기 때문이다. 주택가격 9억원 이하를 기준으로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