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후불결제’(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를 운영하는 빅테크 업체들의 연체율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빅테크의 후불결제는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업체간 연체정보 공유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이 크다는 설명이다.
1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빅테크 후불결제 현황에 따르면 작년 8월 말 기준 1%대던 연체율이 같은 해 12월 들어 2~3%대로 악화했다. 업체별로 보면 이기간 토스의 후불결제 연체율 이 1.15%에서 3.48%로 233bp(1bp=0.01%p) 급증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같은기간 2.14%로 4개월 만에 66bp 증가했다.
신용이 좋지 않은 ‘신파일러’(금융 이력 부족자)들의 이용이 크게 늘면서 연체율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고금리 기조에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물가상승으로 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영향이다.
빅테크 후불결제의 연체율 악화 배경에는 제도적으로도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다름 금융회사와 달리 빅테크의 후불결제 연체정보를 다른 금융회사와 공유할 수 없고, 또 후불결제를 연체해도 개인신용평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연체율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연체 이용자들은 신용점수에 지장 없이 마치 정상처럼 금융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재작년 네이버파이낸셜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운영사), 카카오페이를 혁신금융으로 지정 당시 부가조건을 통해 “CB사(개인신용조회회사)에 제공되는 후불결제 연체정보를 제3자(금융회사 등)와 공유를 제한하고 후불결제 연체내역이 CB사의 개인신용평가에 반영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제한한 바 있다.
연체 우려 속에도 후불결제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토스의 후불결제 누적가입자 수는 153만7010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네이버파이낸셜은 66만341명을 기록했다. 후불결제 월간 이용금액 역시 크게 늘었다. 지난해 9월 106억6000만원이던 네이버파이낸셜의 후불결제 월간 이용금액은 12월 143억1400만원으로, 토스는 226억4900만원에서 305억3300만원으로 각각 34%씩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