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곡법·횡재세 등 민생 카드로 정부·여당 정조준
與, 대통령 거부권 및 '이재명 방탄' 여론전으로 반격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여야가 양곡관리법(양곡법)과 횡재세,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2일부터 시작되는 2월 임시국회에서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민생 위기를 초래했다는 책임론을 강조하는 동시에 과반 정당이 가진 입법 권한을 활용해 정국 주도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당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이재명 방탄국회' 등 카드를 활용해 적극 반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2일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여야는 그간 양곡법, 난방비 폭탄, 횡재세, 추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 조사 등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2월 임시국회도 험로가 예상된다.
먼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지난달 30일 정부의 쌀 시장 격리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여당 반대에도 국회 본회의에 부의했다. 야당은 양곡법이 농민들의 생존이 걸린 법인인 만큼 다음 본회의에서는 반드시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여당은 민주당이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반격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요 대비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수확기 쌀값이 전년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정부가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정부·여당은 쌀 공급 과잉 구조를 심화시킨다고 반대해왔다.
여야는 최근 이슈인 '난방비 폭탄'과 관련해서도 충돌하고 있다. 민주당은 난방비 폭등 해결책으로 정유사가 벌어들인 초과 이익에 세금을 매기자며 '횡재세' 도입을 거듭 요구하는 한편, 별도 입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시장 상황을 전혀 모르고 꺼내든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깎아내리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추경 편성까지 주장, 이재명 대표가 추진하는 '9대 긴급 민생프로젝트' 관련 예산까지 담겠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화물차 기사 안전운임제 지속을 위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도 여야가 충돌하는 법안이다. 민주당은 화물 차주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이를 어긴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기존 안전운임제를 연장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화물 차주가 받는 운임만 강제하고 화주 처벌 규정을 없애는 '표준운임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민주당이 단독 처리해 소관 상임위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법사위에 계류하고 있는 상태다.
야당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안도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주무 부처 장관인 이 장관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를 예고하자 여당은 이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다며 탄핵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와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도 여야 갈등의 주요인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 탄압'이라고 규정하며 엄호에 나선 데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국회'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야당은 반대로 김 여사 특검론과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재반격에 나서면서 여야 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