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제 정책,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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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경제 정책,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 조현정 기자
  • 승인 2023.02.0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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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정경부 차장
조현정 정경부 차장
금융 위기 이후 안정적 흑자 기조를 유지하던 무역수지가 11개월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계속되는 무역 적자에 대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라 적자 흐름이 지속된다는 분석과 평가를 하면서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을 2월 이후에는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적자 기간 수입액과 수출액을 살펴보면 초기 적자 기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입 급증에 의한 결과라 볼 수 있고, 중국 등 주요 수입국의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둔화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출에서는 LCD·선박·자동차 등 일부 주력 품목의 추세적 수출 둔화와 해외 생산 확대 등이, 수입에서는 중간재 및 자본재 수입 수요 확대 등이 무역수지 약화 요인으로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관계자들은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영향이므로 개선될 것이라는 것과 원전 등 수출 강화를 통해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현재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과 대응 방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높은 가계 부채와 금리, 물가 상승률, 고환율은 일본의 과거를 보는 듯한 기시감이 든다. 높은 가계 부채와 금리로 인한 가처분 소득의 감소는 국내 소비 감소를 야기하고 내수 시장 약화를 가져온다. 내수 시장이라는 테스트 베드를 상실하게 되면 결국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 당국의 현재 무역수지에 대한 분석은 틀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책이나 대안에 대해선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현재 무역수지 적자가 과연 원자재 가격 하락과 원전 수출 등으로 개선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우리나라 국제 경쟁력 자체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한국과 일본은 고도의 압축 성장을 통해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국가다. 우리는 이제 갓 선진국 근처에 도달한 순간이다. 그렇다면 내일을 준비하는 논의와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경제 정책은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국민 삶에 고통을 더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정부는 여러 번 수출 경쟁력 강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RE100(Renewable Energy·재생 에너지 100% 사용)이나 탄소 중립에 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에 대해서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원전이 현재의 희망이라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미래의 희망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보여진다. 무역 수지 대책에 대한 답변의 의문과 우려는 정부가 현재에만 충실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의 결과다. 현재에만 충실하다는 것은 과도하게 정치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사법부는 과거를 다루고 입법부와 행정부는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는 기관이다. 한국에서 미래에 대한 정책은 행정부와 그 수반인 대통령의 몫이 돼 왔다. 행정부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두워지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에 비난받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고 내일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진행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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